양보의 원리와 benefit

김명기 | 2019.04.11 17:22

나는 32년째 자가 운전을 하고 있다. 운전을 하면서 나는 항상 양보운전을 한다. 그러나 2-30대 때의 나는 양보운전이라는 것이 없었다. 순발력이 좋은 소형차를 운전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20대 때의 끓는 피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후 계속된 오랜 운전 경험은 나에게 하나의 원리를 알게 해 주었는데 그것은 양보운전이 가장 좋은 운전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가장 좋다는 표현은 나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이라는 의미이다. 운전을 오래 해 본 사람은 누구나 나의 이런 주장에 동의를 할 것이다.

 

이제 몇 시간 후면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열린다. 꽉 막힌 북핵문제를 풀기 위해 두 나라의 정상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기 위한 자리이다. 누구나 다 알 듯이 북핵문제는 북한과 미국 두 나라가 서로 양보하지 않기 때문에 막혀 있는 것이다. 두 주체들은 서로 나는 너를 믿을 수 없으니 네가 먼저 양보하면 믿어 주겠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불신으로 가득찬 이 두 주체들을 설득시켜 북핵문제의 해법을 찾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숙제이다. 하나님께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혜를 주시기를 기도한다.

 

이 글의 제목을 정하려고 고민하다가 그냥 benefit이라는 단어를 쓰기로 했다. benefit은 이득이라는 뜻 외에도 혜택, 수당, 보험금, 특전이라는 뜻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들은 서로 믿음이 없기 때문에 양보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양보는 우리에게 결과적으로 benefit을 가져다준다는 것은 확실하다. 이것은 성경의 원리와도 통한다.

 

빌립보서에서 바울은 이렇게 말한다.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 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를 지극히 높여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사 하늘에 있는 자들과 땅에 있는 자들과 땅 아래에 있는 자들로 모든 무릎을 예수의 이름에 꿇게 하시고 모든 입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셨느니라(2:6-11)”

그리고 바울은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고 강조한다. 이것이 그리스도의 마음이고 하나님의 뜻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성경적인 양보의 원리를 배울 수 있다.

 

그렇다면 양보는 누가 먼저 해야 하는가?

첫째, 북미관계를 들여다보자. 미국이 양보하면 그것은 양보인데 북한이 양보하는 것은 굴종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북한은 쉽게 양보할 수가 없는 것이다. 강자가 하는 것은 양보이지만 약자가 하는 것은 굴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핵문제는 미국이 일정 정도의 양보를 하지 않으면 결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둘째, 인간들의 사회적 관계를 봐도 그렇다. 우리들은 삼성반도체 공장 여성 노동자들의 직업병인 백혈병 문제를 잘 알고 있다. 이 문제가 제기된 것은 10년이 넘었다. 인과관계나 법적 판단은 차지하고서라도 10여년 동안 풀리지 않던 이 문제는 작년에 삼성이 반올림의 요구조건을 받아들여 양보를 했기 때문에 문제가 해결되었다. 여기서도 볼 수 있듯이 양보란 강자가 하는 것이다.

 

셋째, 인간들의 가장 근본적 공동체인 가족관계를 살펴보자. 가족 구성원들의 이해관계가 충돌될 때 누가 결국 양보하는가? 먼저 부모이다. 옛 말에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이 그것이다. 형제간에 이해관계가 충돌될 때는 어떠한가? 손 윗 사람이 양보하는 것이다. 그것이 유교문화권의 우리 사회에서 인륜지대사이다.

 

113년차 총회를 앞두고 목사 부총회장 후보가 2명이 등록을 했다. 교단 안에서는 후보 단일화의 요구가 그 어느 때 보다도 높다. 그 이유는 부총회장으로 선출되는 사람은 결국 1명인데 이번 선거에 나선 두 후보자가 다 교단적으로 아까운 재원이기 때문이다. 승자는 문제가 없겠지만 패자가 겪게 될 후유증을 걱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두 후보자는 단일화요구는 공감하면서 서로 상대방이 양보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 후보자가 단일화 요구에 공감한다는 것은 사실일까? 아니다. 진정 단일화 요구를 공감한다면 둘이서 골방에 들어가 끝장 금식기도를 하든가 아니면 토론장을 펼쳐서 끝장토론이라도 해서 단일화를 해야 한다. 이도 저도 아니라면 가위바위보라도 해야 한다. 둘 다 단일화는 말 뿐이고 상대방을 제압하려는 욕망이 더 강하게 드러나 보인다.

 

총회가 가까우니 슬슬 네가티브도 시작되는 것 같다. 물론 후보자의 입에서 나온 것은 아니겠지만 주변에서 선거를 돕는 이들이 덩달아서 경쟁이 되어 서로 이기려고 네가티브를 하는 것이다.

 

며칠전 목사들과 얘기를 나누다가 들은 이야기이다. “Y목사는 작년에 N목사의 캠프에서 선거운동을 했는데 이 사람이 J목사의 캠프에 들어갔다 하더라. J목사에게 돈받고 간 것 아니겠느냐하는 말이 떠돈다는 것이다. 나는 그 자리에서 나는 Y목사와 1년 선후배 관계로 3년간 학교에 같이 다녔고 같이 수업을 들었고 같이 밥을 먹었다. 내가 알기로는 Y목사는 그의 성품이나 성향 그리고 그의 가문으로 봐서도 그런 류의 사람이 아니다. 이건 네가티브이다라고 그 여론을 교정해주었다.

 

선거운동이 이렇게 확인되지 않는 내용을 가지고 어느 한 사람의 인격을 말살하는 이야기로 회자된다면 이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비겁한 일이다. 거룩한 교회의 선거가 세상의 선거와 똑같아 지는 것이다. 선거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이것을 명심해야 한다. 교회의 선거가 세상의 선거와 똑같아서는 안된다는 것을 말이다. 물론 선거운동을 하다보면 사람들을 광범위하게 만나게 되고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오겠지만 팩트가 아닌 것은 넘겨짚어 이야기 하면 안된다. 우리는 그리스도인들이기 때문이다.

 

이제 정작 중요한 얘기로 들어가보자. 그렇다면 후보 단일화를 한다면 두 후보자 중에서 누가 양보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첫째는, 강자가 양보해야 한다. 여기서 강자란 교단에서 기득권이 더 많은 사람을 의미한다. 두 후보자 자신은 잘 알 것이다. 욕심을 내려놓고 예수의 정신으로 돌아가보면 누가 더 기득권을 많이 누렸는지 금방 답이 나올 것이다.

 

둘째는, 부모가 양보하는 것이다. 즉 부모의 위치를 가지고 있는 지방회, 부모의 위치를 가지고 있는 교회가 하는 것이다. 교회는 우리들의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셋째는, 윗사람이 하는 것이다. 즉 윗사람 위치를 가지고 있는 지방회, 위사람의 위치를 가지고 있는 교회가 하는 것이다.

 

이 세가지 원리가 양보의 원리이다. 어머니 교회가 쩨쩨하게 굴면 안된다. 기수 지방회가 쩨쩨하게 굴면 안된다. 형님 지방회가 쩨쩨하게 굴면 안된다. 양보는 강자가 하는 것이다. 정통성을 확실하게 공인받는 역사성이 있는 여유가 있는 조직이 하는 것이다. 그래야 어머니 교회란 이름이 살아 있는 것이고, 기수 지방회란 이름이 빛이 나는 것이다.

 

우리 교단은 1907년 서울 무교정교회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 교회가 우리의 어머니교회이고 그 교회에서부터 선교가 시작되어 교회들이 파생되었으며 그 교회로부터 서울지방회가 만들어졌다. 사실 지금 서울에 있는 9개 지방회 뿐 만 아니라 국내의 54개 지방회와 더불어 해외에 있는 6개 직할 지방회와 미주의 11개 지방회 모두 원 뿌리는 무교정교회이다. 어머니는 늘 어머니여야 한다. 어머니가 자신이 필요할 때만 어머니이고 자식이 요구할 때는 어머니의 역할을 회피한다면 어찌 어머니라 할 수 있겠는가? 진자리 마른자리 다 내어주는 것이 우리들의 어머니 아닌가?

 

나는 어느 한 쪽 편을 들어주기 위해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세상 사는 원리(fundamentals)를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내가 1년 쯤 나중에 한다고 해서 지구의 종말이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확실한 것은 하나님은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갖는 자를 높이신다는 사실이다.

 

김명기

땅끝칼럼(2019.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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