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보이스 피싱이

오형칠 | 2024.03.30 02:15


 지금 보이스 피싱이


며칠 전에 문자 한 통을 받았다. 나는 매일 많은 문자를 받는다.

예로 들면 주문이 잘 접수되었다, 우리카드 이용 승인되었다, 토스 은행에서 얼마 인출되었다는 등등인데, 그날은 이상한 문자 한 통이 눈에 들어왔다.

", 이거 뭐야!"

'아버님이 고생고생하시다 어제 별세하셨습니다.'

문상 오거나 돈을 얼마 보내라는 말이다

지금 내 주변에 위독한 어르신이 없다.

", 보이스 피싱이다."

이렇게 생각하며 바로 뒤에 나오는 글은 읽어보지 않고 삭제해버렸다.

최근에도 '국제전화입니다'라는 전화가 온다. 사기 전화다. 어물점 망신 꼴뚜기가 다 시킨다는 속담처럼 이 사람들이 나라 망신 시킨다.

현재 우리나라는 치안과 시민의식은 대단하다. 하지만 보이스 피싱은 시민 의식과 관계없이 기성을 부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 관계가 없나보다.

답답하다.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모르겠다. 양심이 있는 사람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 아직도 양심을 외면하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적잖다는 말이다.

들은 이야기다. 감옥에 보이스 피싱범이 얼마나 많은지 자기도 보고 놀랐다고 한다.

아날로그 세상에는 보이스 피싱은 별로 없다. 반면 디지털 세상은 보이스 피싱하기에 좋다. 한국처럼 디지털 환경이 좋은 나라는 보이스 피싱하기 좋다. 은행에 가지 않고 은행 업무를 스마트폰 하나라로 다 할 수 있다.

일본은 은행 업무 80%가 문서로 작성하는 아날로그 시스템이라고 한다. 이런 나라는 보이스 피싱이 거의 없지 않을까?

보이스 피싱범은 자기 아이에게 어떤 교육을 할까.

"너도 나 같은 사람이 돼라."

이렇게 말하지 않는다.

나도 10여 년 전, 보이스 피싱 함정에 빠지기 일보 직전에 아슬아슬하게 모면한 적이 있다. 보이스 피싱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인 줄 알았다.

어느 날 아침, 컴퓨터 전원을 넣고 농협 홈페이지를 열었다. 코드표를 점검한다면서 코드 숫자 35자를 새로 입력하라고 했다. 100% 믿었다. 반 정도 입력했을 때다. '06'이 있는데 0이 입력되지 않아, 항의하려고 농협에 전화를 걸었다.

"보이스 피싱입니다."

내가 속은 이유는 거래하는 농협 은행 홈페이지와 같아도 너무 똑같았다. 손톱 끝만큼도 의심하지 않았다. 하마터면 보이스 피싱에 넘어갈 뻔했다.

약사문인회 카톡방에 Y가 최신종 사기 전화라는 글을 올렸다.

* 010 5466 1542

* 010 9367 8936

* 010 9328 8346

이 전화를 받는 순간 125만 원이 인출되고, 또 어떤 전화는 받으면 핸드폰이 먹통이 되면서 폰밴킹하는 은행돈을 모조리 빼 가고, 적금은 해약해 빼간다고 한다.

한국인은 정이 많다. 특히 어르신들은 정에 약하다.

우리 교회는 70세 이상 되는 어르신들이 200명 정도 된다. 80 중반을 넘긴 어르신들은 두문불출하는 분도 있고, 건강을 잘 챙긴 분들은 교회에 잘 나온다.

그중 한 사람 L88세다. 얼마 전만해도 몸이 병원에 입원하여 교회에 잘 못 나오다가 지금은 잘 나온다.

BL에게 나 지금 병원에 입원 중인데 지금 돈 25만 원이 필요하니 급히 보내 달라고 하는 문자를 받았다. 마음이 여리고 정이 많은 B는 오죽하면 나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하겠느냐면서 돈을 보내주었다. 사기였다.

S도 똑같은 문자를 받았으나, 속지 않았다는 말을 아내에게 들었다. 또 다른 교인들도 이 사기 전화를 받을는지도 모른다.

요즘 집에 노는 사람이 없다.

오늘 아침에도 학교 앞에서 교통정리를 하는 어르신들을 보았다.

길거리에서 파지 줍는 분들과 쓰레기를 수집하는 어르신을 심심찮게 본다.

이분들은 보이스 피싱범들보다 훨씬 좋은 사람들이다.

당한 후 눈물 흘리지 말고, 미리 보이스 피싱을 방지하자.

금융감독원에서 외치는 구호를 상기하자.

이상한 전화나 문자가 오면 '늘 꼭 또'를 기억하자.

늘 의심하고,

꼭 빨리 끊고

또 확인하자.

"보이스 피싱범들여, 너희들 언제 철들래?"

2023.3.29.

God bless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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