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봄내골 라이언 유일병 구하기 ②

비풍초 | 2014.05.10 08:52
 (단편소설) 봄내골 라이언 유일병 구하기

 

일내줘거사 : 라이언 유일병님 제가 어떡해야 될지 말씀하십시오.

 

라이언 유일병 : 제 고시과거 기록을 일내줘거사께서 보증을 해줘야겠습니다.

 

일내줘거사 : 아니 라이언 유일병님, 저는 83년에 교무제수를 받았는데, 어떻게 그 이전인 81년 고시과거합격일을 보장할 수 있겠습니까?

 

라이언 유일병 : 저도 잘 모르겠는데요 ~ 신촌 8인회의 어거지 신공의 달인인 강남 윤성거사와 제물포 차이나타운의 기수단장 그리고 창백한보신탕집 박주방장이 크리스탈교당의 무슨 부동산 문제건과 세금 문제건을 거론하면서 라이언 유일병이 살지 않으면 당신도 말년이 별로 좋지 않을 거라고 전했다면서 이렇게만 전하면 일내줘거사가 일을 봐줄 것이라고 하던데요?

 

일내줘거사 : 아니 아직도 그 보신탕집이 있습니까? 제가 알기론 이미 그 보신탕집은 문을 닫고 주방장도 이미 파산되었다고 알고 있는데요?

 

라이언 유일병 : 저는 잘 모르겠는데요 ~ 보신탕집 박주방장이 자세한 얘기를 듣고 싶으면 내일 코엑스의 바이킹에서 만나자고 전하랍니다.

 

일내줘거사 : 아니 라이언 유일병님, 그러면 당신이 알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지금 당신의 고시과거 기록 가지고 나를 찾아온 것 같은데 밑도 끝도 없이 왜 자꾸 신촌골 인사들을 거명하면서 나보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거요? 그리고 내가 명색이 교당총수인데 보신탕집 개장수나 만나면 되겠습니까? 신촌 유두거사는 뭐라 하십니까?

 

라이언 유일병 : 아니 유두거사가 뭡니까, 유두거사가요.

 

일내줘거사 : 아니 교당에서 유두거사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뭐가 잘못 되었습니까?

 

라이언 유일병 : 유두거사는 좀 거시기 하니 VIP로 불러주시면 좋겠습니다.

 

일내줘거사 : 빕스요? 빕스는 완전 밥집인데.... 신촌골 밥집거사라면 좀 이상하니, 차라리 유두거사가 났겠소. ~ 거시기하면 그냥 꼭지도사라고 합시다. 꼭지도사.

 

라이언 유일병 : 아니 지금 불난 집에 부채질 합니까? 꼭지가 뭡니까 꼭지가... 유두거사나 꼭지도사나...

 

일내줘거사 : 유두던, 꼭지던 그것은 내가 알 바 아니고, 아니 라이언 유일병, 지금 당신의 과거급제 기록가지고 나를 찾아온 것 같은데 밑도 끝도 없이 왜 자꾸 신촌 사단들 인사들을 거명하면서 나보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거요?

 

라인언 유일병 : 저는 잘 모르겠는데요 ~ 제가 무슨 힘이 있겠습니까? 사실 저도 작년에 35천만냥 날리고 나서 미국 가족들에게 돌아가 한동안 라스베가스에서 정신줄 놓고 살았습니다. 그냥 조용히 살려고 하는데, 또 나보고 나오라고 하니 제가 지금 제 정신이 아닙니다. 돈은 돈대로 날리고, 김해골에서 돈날리고 산 것, 필리핀 지프니, 태국 툭툭 옆자리에 태우고 다닌 친구들, 그리고 밤에 시원한 음료수 먹고 찾아다니던 것들 다 밝혀지게 생겼는데 제가 지금 속이 속이 아닙니다. 아뭏튼 신촌골에서는 일내줘거사를 찾아가면 답이 있다고 하니 일 좀 내주셨야겠습니다.

 

라이언 유일병이 일내줘거사에게 죽일 듯이 달려들어 간청하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다는 얘기다. 4월 중순까지만 해도 라이언 유일병이 교당의 부총수에 등극하는 것은 누워서 떡먹기처럼 보였다


그러나 4월 중순이 지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제물포의 한신거사의 맹렬한 추격도 있었지만 근본적으로 라이언 유일병이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딜레마가 크게 작용한 것이다. 고시과거 합격 기록이 총교당기록책에 없고, 과거 해선위국원으로 동남아를 주유하면서 같이 달렸던 프렌드에 대한 소문, 게다가 과거 지극정성으로 모셨던 영감님들이 요새 총기가 흐려져서 과거의 일을 안주삼아 쉽게 쉽게 쏟아내는데서 줄줄 새는 민망한 이야기들, 천호골의 여포, 전주골의 팔령거사, 제물포의 종련거사 등과 함께 소위 황태자 딩동댕그룹의 내기 골프 사진 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는데다, 라이언 일병을 앞세운 신촌골의 비리와 교당 재장악 음모가 점점 드러나면서, 라이언 유일병이 교당부수장이 돼봐야 신촌골의 충직한 얼굴마담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여론이 날로 확산되고 있었고, 오히려 이에 따른 교당 개혁의 필요성 등이 한데 묶여서 재수 동정론을 앞지르기 시작한 것이다. 강호에서는 재수 밖에 내세울 것이 없는 사람이 성공하면 뭐하겠는가? 하는 회의론이 강하게 일고 있기 때문이었다.

 

(다음날 코엑스 바이킹)


윤성거사 : 일내줘거사님, 이제 은퇴가 얼마 남지 않았지요?

 

일내줘거사 : 아니, 박주방장이 만나자고 해서 나왔는데 윤성거사도 나왔구려. 한 삼년 남았습니다만 어찌하여 윤성거사가 그것을 물으시오?

 

보신탕집 주방장 : 내 지금 일내줘거사의 김포골 불로장생 구역을 한 바퀴 돌고 오는 길이요, 토지대장과 건축대장을 가지고 말이요, 아 물론, 교당유지당국에서 어렵지 않게 성교사훈련원과 해선위국 대출금 자료도 잘 보았습니다.

 

일내줘거사 : 아니 지금 나를 협박하는 것이요? 나는 그렇게 살지 않았소이다. 당신이 나에게 이런 식으로 하면 내가 눈 하나 꿈쩍할 것 같소? 교당의 일은 교당에서 알아서 할 것이고, 당신들이 뭐라해도 나는 상관없으니 알아서들 해보시오.

 

보신탕집 주방장 : ~ ~ 고정하시고 ~ 나는 당신을 해칠 생각 없소, 그저 우리 강호에서 약점 없는 사람이 누가 있겠소? 당신이나 나나 별 볼 일 없는 노인인데 인생 마무리를 잘 해야 할 것 아니요? 당신을 공격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당신을 지켜주겠다는 뜻이니 오해했다면 미안하고, 대신에 상부상조하십시다.

 

일내줘거사 : 그래요? 그러면 내가 무엇을 해주면 되겠소?

 

보신탕집 주방장 : 당신을 돕는 것이 나를 살리는 길이니, ‘남을 도우므로 나도 도움을 입는다’, 이타이기(利他利己) 계략으로 힘을 합칩시다. 당신 이후에 심길교당의 이신거사가 교당총수가 되고, 만에 하나 제물포의 한신거사까지 교당부총수가 된다면 당신이나 우리나 치명적인 내상을 입어서 재기 불능이 될 수 있소. 당신은 잘 모르지만, 지금 우리는 지금 파죽지세의 세가 꺽인지 오래고, 누란지위의 위기에 처해 있소. 요새 우리들 뜻대로 되는 것은 단 한가지도 없지 않소? 그러니 당신이 힘이 있을 때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동아줄 하나만 내려주시면 되오.

 

일내줘거사 : 동아쭐? 그게 무엇이요?

 

보신탕집 주방장 : 당신의 부동산문제와 세금문제 그리고 우리의 정치적 위기를 극복하는 현실적인 타개책은 교당의 유지당국을 장악하는 것이요. 지금 있는 고민거사로는 우리가 계획한 일을 도모할 수 없소. 교당 개국 이래 가장 큰 대업을 이루고자 순대거사를 앞장세워서 운신을 해봤는데 모든 것이 실패하고 말았소... 당신도 어차피 유지재당의 보호가 없으면 사후가 불안정하니 확실한 사람으로 선수교체해서 훗날을 도모해야 하지 않겠소?

 

일내줘거사 : 그래요? 그 말이 맞소. 그런데 누가 있소?

 

보신탕집 주방장 : 원래 우리 신촌 8인회에서는 차기나 차차기를 바라보고 준비했던 카드인데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패를 까고 맞짱을 뜰 수 밖에 없소, 바로 강남의 윤성거사요.

 

일내줘거사 : 강남의 윤성거사라면 이미 교당에 소문이 쫙 깔려있는 차차기 주자 아니요?


보신탕집 주방장 : 원래 우리가 십여년 전부터 교당을 접수하기 위해서 특별 회동을 한 적이 있소. 당시에 내노라던 차세대 주자들을 한데 모아서 베트남으로 회합을 떠났지요. 베트남에서 우리가 해야할 일은 차기의 교당 교권장악을 위해 번호표를 뽑는 것이었소. 그런데 그만 변고가 생겨서 모든 일이 수포로 떠나가버렸소

 

일내줘거사 : 아니 변고라니요? 무슨 변고요?

 

보신탕집 주방장 : 원래 그 자리에 갔던 8명이 사실은 우리들의 차세대 꿈나무들이었소. 8명이 순번을 정해서 교당을 장악하면, 교당 100주년 이후, 서신교당 100주년을 전후로 엄청난 관급공사로 건축과 투자를 벌이고, 그런 자금력과 인적 동원력을 바탕으로 교당정치 전체를 리모델링하는 대업을 꿈꿨던 것이오. 그런데 그중에 한 명의 거사가 그만...

 

일내줘거사 : 아니 한 명의 거사가 어쨋다는 것이요? 배신을 했다는 것이요?

 

보신탕집 주방장 : 그만 운명을 달리했소.

 

일내줘거사 : 아니 한 명이 변고를 당한 것과 베트남 프로젝트의 실패가 무슨 상관이 있소?


보신탕집 주방장 : 문제는 회합에 참석한 차세대 주자들이 각기 자기 교당을 담당하고 있는 상황이라. 비록 아무리 친구가 변을 당했어도 모두 자기 교당 핑계를 대고 귀국길에 오른 것이 큰 화근이 되어버렸소

 

일내줘거사 : 아니 그럼 변을 당한 친구를 혼자 놔두고 귀국을 해버렸단 말입니까?

보신탕집 주방장 :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소? 의리도 중요하고 대업도 중요한데 교당을 차지하고 있어야지... 나도 그들에게 다 돌아가라고 했소.

 

창백한 보신탕집 박주방장이 그렇게 말하는 것은 순전히 과거의 학습효과 때문이었다. 과거 민방공훈련이 있어서 등화관제를 해야 했던 시절, 통행금지가 있어서 함부로 돌아다니지 못했던 시절, 복사골 신천리 여우고개를 넘어가면 시원한 주막집이 있어서 곧잘 어린 서신교당의 학승들이 한 사발씩 하고 가는 경우가 많았다. 신천리 여우고개에서 한 사발씩 하고 쉬었다가 그래도 성이 차지 않으면 인근 제물포현으로 옮겨서 주막방을 잡고 밤새도록 고스톱이나 하면서 월요일밤을 불태운 멤버들이 있었다. 그런데 이들이 서신학당을 졸업하고 정교무 제수를 받은 후에도 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다고 하면서 그 짓거리를 계속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전혀 뜻하지 않은 곳에서 사건이 터졌으니 주막주인이 정기적으로 회합하는 이들을 무장공비로 오인하여 대공수사본부 113에 신고해 버린 것이다. 졸지에 제물포현의 거사들 8명이 남파간첩혐의로 대공수사본부에 끌려가 조사를 받고, 그들이 가진 계좌와 현찰이 공작자금으로 압수당했다. 그 시절이 어떤 시절이던가? 없던 간첩도 만들던 시절인데, 교당 거사들만 아니었으면 그들은 완전히 기획간첩사건으로 사형이나 무기징역을 받아도 하소연 할 때가 없었던 때였다.

 

다행히 종단의 거사들인 점을 감안하여 교당 장문들과 유력한 교우들의 간청 끝에 보증연서를 받고 겨우 풀려났지만, 그중에 6명은 바로 교당을 떠나야 했다. 그 와중에도 살아남은 천우신조 행운아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그 유명한 제물포의 최가박당인 것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보신탕집 개장수가 베트남에서 자신의 든든한 전주가 되어줄 차세대 주자들을 소집하여 회합했지만, 의리 때문에 모두 잃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 전원 귀국령을 내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일내줘거사 : 그럼 아직도 차세대 주자들은 회합을 합니까?

 

보신탕집 주방장 : 그때 이후로 수면 아래 침몰하여 아직까지 머리를 내밀지 않고 몸을 사리고 있소. 때가 되면 한번 다시 권유해 볼 계획인데, 지금 누가 내 말을 듣겠소?

 

일내줘거사 : 그러면 그때에 포함되었던 인물 중 하나가 강남의 윤성거사란 말이요?

 

보신탕집 주방장 : 그렇소. 그때 강남 윤성거사를 빼놓고는 모두 다 수면 아래로 잠수했는데, 그래도 그는 강남 큰물에서 놀아서인지 몰라도 대업을 위해 차곡차곡 준비를 해왔소.

 

일내줘거사 : 그러면 내가 할 일이 무엇이요?

 

보신탕집 주방장 : 당신은 물론 신촌골을 위해서 윤성거사가 유지재당을 맡아야 하오. 그리고 윤성거사 혼자 들어가면 위험하니 윤성거사를 뒷받침할 인사도 같이 들어가야 하오.

 

일내줘거사 : 아니 강남 윤성거사와 함께 또 누굽니까?

 

보신탕집 주방장 : 제물포 차이나타운의 기수단장이오.

 

일내줘거사 : 아니 그 사람은 기수단장이라 외모는 괜찮은데, 뻥이 너무 쎄서 사람들이 다 싫어하던데요? 게다가 기수단장은 지난 번에 공천부에서 한 번 오리알이 된 적이 있었소. 오리알을 다시 꺼내면 사람들이 너무 노골적으로 의도성을 가지고 밀어부친다고 비난이 만만하지 않을텐데요?

 

윤성거사 : 그래서 일내줘거사의 도움을 구하는 것이 아니요?

 

보신탕집 주방장 : 강남 윤성거사가 재당이사장으로 가는 것이 무난하겠지만, 혹시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본인이 직접 나서는 것보다는 윤성거사를 거들어주는 협력자가 필요한데 그게 차이나타운의 기수단장 적임자이기 때문에 좀 무리가 되더라도 역할을 해서 일내줘야 겠소이다.

 

일내줘거사는 이후 공천부회의를 소집하여 강남의 윤성거사를 유지재당으로 보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제물포의 기수단장까지는 한 번에 넣는 게 무리였다.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대신 계절의 여왕 5월이 돌아와 모든 교당들이 행사에 정신을 뺏기고 있을 때에 찬스를 잡아서 신촌골의 얼굴마담이요 구라대장인 제물포의 기수단장을 유지재당 이사로 넣기로 계획을 미뤘다. 그러나 후일 계절의 여왕 5월이 시작된 직후인 오월 둘째 날, 일내줘거사는 얼굴에 철판을 깔고 기수단장을 밀어 넣을려고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공천부 거사들의 반대로 결국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꿩대신 닭이라고 기수단장 대신에 홍건거사를 유지재당 이사로 밀어 넣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유지재당은 성골교당의 모든 재산권을 관장하는 실질적으로 가장 권세가 막강한 기관이다. 적어도 유지재당 이사는 법원에 등기된 이사로서 성골교당을 대표하는 실질적인 주주라고 할 수 있다. 유지재당에 속한 모든 교당은 유지재당 이사회가 마음만 먹으면 추풍낙엽이 될 수도 있고, 광천등극할 수도 있었다. 성골교당 유지재당 이름으로 신안은행에만 가지고 있는 계좌의 숫자가 760개가 넘고 그 계좌 종류도 주식, 채권, 펀드 등 투기자본의 오색꽃이 찬란하게 피어있었다. 계좌 개설일과 해지일은 짧은 것은 3개월짜리도 있는데 이는 계좌의 입출금을 자주하여 돈을 빨래하기 위해서였다. 신안은행 한 곳의 은행 사례만 하더라도 760개의 계좌를 이용해서 교당의 재산을 마음대로 주물러 빨았던 것이다.

 

강호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신안은행, 엔에치은행, 궁민은행 등 3개만 생각해봐도 유지재당이 가지고 있는 계좌수는 2,000천개가 넘는다고 볼 수 있다. 이러니 유지재당을 잡으면 돈줄을 잡는 것이고, 돈줄을 잡는 것은 교당을 잡는 것이었다. 신촌골의 상왕 유두거사가 2007년 교당총수로 등극할 때의 공약이 교당총수와 유지재당 이사장으로 분리되어 있는 교당의 대표를 하나로 묶자는 제안이 결코 우연이 아닌 것이다. 이후에 신촌골은 반장 부반장을 잘못 뽑아서 권불십년이요 화무십일홍이라, 십년 만에 몰락하는 형국에 이르렀으니 돈독이 올라 어찌 발악을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신안은행에서만 760개의 계좌를 운영한 유지재당을 잡으면 앉아서 공제회기금 400억냥 쯤은 아무 것도 아니다. 현재 성골교당에서 대출을 가지고 있는 교당이 500여개나 되는데, 이들 500개 교당의 대출을 한 은행과 독점 계약할 경우, 저렴한 이율로 같은 대출을 알선해준다면 대부분의 교당들은 박수를 치면서 환호할 것이다. 이때 유지재당과 은행이 사전에 이면계약으로 0.5%의 커미션만 기부금 형태로 교당에 기부한다고 해도 대출금이 천억이라면 5억의 커미션이 발생한다.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한다면, 교당의 대출과 재산관리를 통해서 유지재당이 얻을 수 있는 자금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일내줘거사의 크리스탈 교당의 대출이 50억이니 이런 교당 20개만 있으면 천 억은 일도 아니다.

 

유지재당의 인선은 교당의 척추관절을 담당하는 의사를 뽑는 것과 같다. 뼈가 부러지면 장기를 찌른다. 교당의 재산을 건들면 교당의 모든 문제가 판도라의 상자처럼 열리게 되고, 교당은 결국 해체의 길로 접어들 수 밖에 없다. 반대로 골격을 바로세우면 자세가 틀어지지 않고 장기도 쏠리지 않아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다. 골격을 바로세우는 일은 습관을 바로잡아야 하고, 먹는 것을 잘 먹어야 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서 골격을 강화시켜야 한다. 습관을 바로잡는 것은 보은인사, 관계인사, 돌려먹기 인사를 공정인사, 능력인사로 바로 잡는 것이고, 먹는 것을 잘 먹어야 한다는 것은 유지재당이 거룩한 헌금을 가지고 이익창출을 위해 금융이나 부동산에 투기하지 말고, 순전히 이자 이상의 것을 바라지 말고 잘 관리하는 것이다. 투기성 예금이나 투자는 항상 커미션과 수수료가 발생하고, 관리자의 판단과 재량에 따라 검은 돈, 뒷거래가 생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규칙적인 운동을 하자는 것은 정기적으로 철저하게 감사를 펼쳐서 재정 건전성과 투명한 유동성 확보를 유지하자는 것이다.

 

일내줘거사는 강남 윤성거사의 유지재당 이사장 등극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교당 부동산문제 처리와 세금문제 처리 그리고 노후 대책까지 걸려있는 제108년차 총교당회합의 선거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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