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신촌골 8인회와 봄내골 라이언 유일병의 일기

비풍초 | 2014.04.30 02:23

(단편소설) 신촌골 8인회와 봄내골 라이언 유일병의 일기

 

예전에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면 헤어진다는 말이 있었다. 가정법원이 근처에 있어서 그 길을 걷는 연인들이 마치 이혼하러 가는 사람들처럼 비춰졌기 때문이다

시청 프레스 센터 건너 골목 안 쪽에는 유명한 한정식 집 딸개비가 있는데, 성골교당에 속한 단골들이 있었으니 이름하여 신촌골 8인회이다. 원래는 “9988” 99세까지 88하게 교당을 해먹자는 뜻이었는데, 99세까지 하기에는 역부족임을 깨닫고. 해먹을 수 있을 때까지 88하게 해먹자고 이름을 8인회로 바꿨다는 설이 있다.

 

8인회의 주요 멤버를 보면 다 성골교당에 잘 나가는 능구렁이들이다. 강남골의 윤성거사, 신촌골의 손수레영감, 경기현 이천골의 옥광거사, 창백한보신탕집의 박주방장, 연희골의 기성거사, 인천 차이나타운 유비통신팀 선수 기수단장인 이단장, 그리고 그들이 존경하는 유두거사까지..... 이들은 화려한 봄날을 불태웠던 꿈같은 세월을 그리워하면서 덕수궁 돌담길을 끼고 돌다가 딸개비에서 곧잘 모인다. 한편 이 모임에 끼고 싶은데 끼워주지 않아 항상 볼살이 터지도록 불평만 하고 고민만 늘어나는 재단골의 고민거사는 덕수궁 시청 앞 광장에서 오늘도 딸개비를 주시하며 하염없이 원망의 눈길을 흘리고 있다.

 

(장소는 딸개비)

유두거사 : 어이 강남골 윤성거사, 자네는 왜 일처리 하나 똑바로 못하는가?


윤성거사 : 무슨 일 말입니까?


유두거사 : 임마, 충무 프로젝트하고, 재단 프로젝트, 내가 지시한 때가 언제인데 아직까지 아무 소식이 없냐고?


기성거사 : 유두거사 형님, 너무 몰아치지 마십시오, 윤성거사도 한다고 했지만 잘 안되는 걸 어떡하겠습니까? 요새 형님 말빨이 영 서질 않습니다.


윤성거사 : 유두거사 형님, 요새 저도 문제지만 솔직히 형님도 문젭니다. 제 말빨도 안 먹히지만 형님 이름을 대도 요새 사람들이 눈 하나 꿈쩍하지 않아요.


유두거사 : 뭐라고! 아니 네가 지금 불난데 부채질 하나?

 

손수레영감 : , , 이러지들 마세요. 에헤.. 우리가 이럴 것이 아닙니다, , 뭐 좋은 게 좋은거지요, ~ 그렇게 된거면 할 수 없지요...


차이나타운 기수단장 : 행님들 이러지 마시고 우리 짜장면이나 시켜먹읍시다. 인천에서 여기까지 30분이면 배달됩니다.


기성거사 : , 너는 임마 어떻게 된 게 맨날 구라만 치냐? 작년에도 법제부 결의도 안된 걸 결의했다고 구라쳐가지고 망신당해놓고 아직도 그 버릇 못고쳤냐?


창백한보신탕집 박주방장 : 제가 분석한 바로는 지금 우리는 보통 위기에 빠진 게 아닙니다. 신문도 안 맥히고, 일 좀 내주라고 일내줘 교당장에게 말해도 일은 커녕 지가 죽게 생겼다고 징징대고.... 엎친데 덮친다고 이참에 수정도량에서 농지법위반, 건축법위반,  영어학교에서 탈세에 국세법위반 게다가 교당돈 전용문제까지 굵직한 사건이 한꺼번에 터져 맨붕 상태에 빠져 미국도 못갔다 안합니까? 교당본부의 우거사로 버티기는 더 이상 불가능합니다. 뭔가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우리는 오합지졸처럼 지리멸렬하고 말 낍니다.


옥광거사 : 제가 생각할 때는 차라리 이렇게 된 이상, 이쪽저쪽 까놓고 솔직하게 만나는 게 어떻겠습니까?


윤성거사 : 야 지금까지 우리가 어떻게 만들어 온 교당인데, 저쪽 놈들에게 내줘 쓸데 없는 소리 말고, 너는 서신학당 상조일이나 신경 써 임마!


옥광거사 : 아니 저 자식은 쥐뿔도 없으면서 기생오래비 같이 생겨가지고 소리만 지르고  난리는  난리야, 지 혼자 다 해쳐먹고 욕은 우리한테 뒤집어 씌우면서 잘난 척은 제 혼자 다하고 있어 그냥...  까불고 있어.

 

신촌 8인회는 요즘 들어 큰 위기에 봉착했다. 과거의 영화로운 시절, 줄을 서서 문전성시를 이뤘던 꼬붕들이 하나 둘씩 떠나가고, 급기야 자신들의 멘토였던 손수레영감이 체크무늬 셔츠를 입고 당시 교당총무 융기거사에게 뇌물을 받던 장면이 그대로 찍히면서 이제는 신촌의 손수레 영감도 더 이상 교당을 떡주무르듯 하였던 보이지 않는 손의 역할을 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인터넷에 또 등장하여 망신을 당할 위험이 있고, 무엇보다 신촌골의 유두거사도 서서히 저물어가는 가는 낙화암의 지는 해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신촌골의 유두거사는 작년 11월 갑자기 신병을 핑계로 석 달 간의 안식월을 가진 적이 있었다. 말이 건강이지 사실상 은퇴에 대한 강한 요구로 인해 엄청난 충격을 추스르기 위해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역사의 축이 급격히 움직이는 축의 이동시대가 성골교당에 도래했는데, 그것을 아직까지 인정하지 못하고 역사의 수레바퀴를 멈추거나, 비틀거나, 부숴버리려는 잔존 세력들이 마지막 희망의 끈으로 붙잡고자 하는 것이 신촌골 8인회인 것이다. 이쯤에서 궁금한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8인회 인데 왜 1명은 없냐고, 그 사람은 사람이 아니라 바람이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다. 정주고 마음주고 떠나간 사람, 이단과 사이비에 바람난 사람, 수유골 바람거사’가 나머지 1명인데 별로 쓸만한 가치도 없는 인사이기에 뺀 것이다.

 

신촌골 8인회의 최대 화두는 당연히 2013년에 낙방한 봄내골 라이언 유일병 구하기이다. 신촌골 8인회를 찾아간 봄내골 라이언 유일병이 제일 먼저 한 말은 다 털렸구레요였다. 봄내골 라이언 유일병을 털어먹은 악당들은 누구인가? ‘그건 너, 바로 너’, 신촌 8인회였다. 작년에 낙방한 이유는 분명했다. 다 신촌골 8인회 너희들 때문이닷.

모두들 잠들은 고요한 이밤에

어이해 나 홀로 잠못 이루나

넘기는 지폐에 수많은 글들이

어이해 한자도 보이질 않나

 

그건 너 그건 너 바로 너 때문이야

그건 너 그건 너 바로 너 때문이야


어제는 비가오는 봄내거리를

우산도 안받고 혼자 걸었네

우연히 마주친 한 장문 녀석이

너 미쳤니 하면서 껄껄 웃더군

 

그건 너 그건 너 바로 너 때문이야

그건 너 그건 너 바로 너 때문이야

 

봄내골 라이언 유일병은 지난 해 성골교당의 선거판 이후로 아내와 딸이 사는 미국으로 잠시 쉬러 갔지만 믿는 도끼에게 다 털리고 배신당했다는 결론에 이르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하릴 없이 슬러트머신의 손잡이만 땡기다가 달러만 소진하고 맨손으로 돌아왔다.

 

이래저래 뼈빠지게 털어모아 35천개의 총알을 준비해서 각 진지마다 보급병을 보내 지원을 했건만, 독특한 상납구조로 인해 중간에서 총알이 모두 증발하고 만 것이다. 마치 월남 군대가 미군이 지원해 준 총을 월맹군에게 팔아먹은 것처럼 어이없이 봄내골 라이언 유일병을 위해 쓸 총알을 모두 털어 먹어먹었으니 봄내골 라이언 유일병은 장렬하게 총 한발 쏘아보지 못하고 전사할 수 밖에......

 

12월 하얀 눈이 내릴락 말락할 무렵, 봄내골 라이언 유일병이 신촌골에 나타났다.

 

유두거사 : 아니 옷차림이 왜 그래? 아직 눈도 내리지 않았는데 옷에 무슨 눈이  그리 많이 묻어있어?


라이언 유일병 : 아이고 말도 마십시오. 지금 우리 동네는 신천지, 눈천지입니다겨울왕국 보셨지요? 그런 눈이 우리 동네에 왔습니다. 우리 도량 장문들이 절대 다시 나가지 말라고, 나가면 다시 못 돌아올 수도 있다고  나를 막았지만 막가네무 아니 막무가내로 나왔습니다.

              Let it go ~(가게 내버려 둬)

              Let it go ~(가게 내버려 두어)

              Cann't hold it back anymore!(더 이상 막을 수 없어)

              You'll never see me cry (나는 다시 울지 않을거야)


손수레영감 : 에이그~ 그러셨쪄요? 잘 하셨쪄요. 우 쭈쭈쭈 ----.

                그럼 내가 좀 도와 드려야 되겠는데? 기다려 보세요.

                유두거사님, 좀 어떻게 도와야하지 않겠어요?


유두거사 : 요새 나도, 영 벌이가 시원찮아서...... .


손수레영감 : 유일병님 제가 어떻게든 마련해볼테니 조금만 기다려 보시지요.

 

신촌골 방문 이후로 자신감을 얻은 봄내골 라이언 유일병은 하얀 눈이 그치고 개구리가 기지개를 켤 무렵, 의기양양하면서 보무도 당당하게 충청현의 서산골 예산골 당진골 등을 돌아다녔다. 그의 손에는 잘 포장된 도자기 세트가 들려있었다. 손수레영감이 공장에서 도매로 떼어다 준 것이었다. 한국에서 만든 도자기, 이름하여, "그래도 커피셋 4p"를 멋진 종이백에 담아서 한 사람 한 사람 방문하면서 호소했다.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재수생인데 걱정마세요

재수했으면 됐지 삼수까지 하면 되겠어요?”

충청현은 걱정말고 어서 다른데 가보세요...”

 

봄내골 라이언 유일병은 그렇게 봄을 기다리는 꽃처녀처럼, 충청현, 강원현을 돌아다니면서 봄이 오기를 기다렸다. 과거 화려했던 시절, 필리핀과 베트남에서 노닐던 그 옛날 그 세월이 불현듯 생각났다.


   아 옛날이여 지난 시절 다시 올 수 없나 그날
   아니야 이제는 잊어야지 아름다운 사연들
   구름속에 묻으리 모두 다 꿈이라고 ~

   아 옛날이여 지난 시절 다시 올 수 없나 그날
   아 옛날이여 지난 시절 다시 올 수 없나 그날
   아 아 아 ~
   아 옛날이여 지난 시절 다시 올 수 없나 그날을
   그날이여어어어어어 ~


그러나 그래서는 안 될 일이었다. 필리핀과 베트남에서의 화려했던 그 시절은 이제는 잊어야만 한다. 지금 나는 대 성골교당의 수장이 되어서 성골교당을 장악하고 그 다음에는 신촌골 8인회를 맥여살리고 그 밑의 수많은 똘마니들을 맥여 살려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있지 않은가?

봄내골 라이언 유일병은 아랫 입술을 지긋이 깨물었다.

 

한편, 춘삼월 하순으로 접어들자 신촌골 8인회에 비상이 걸렸다. 유두거사가 믿고 키워서 백년차 서기장으로 만들어 주었던 한신거사가 어느새 훌쩍 커버려서 누구도 당할 수 없는 교당적 인물이 되버린 것이다. 창백한보신탕집의 박주방장에게 이미 일러둔 바가 있어서 열심히 박주방장의 작전대로 공략을 해봤지만 오히려 역풍을 맞고 말았다. 사실 신촌골 8인회의 원죄는 지금까지 20년 이상 성골교당을 해먹은 자기들에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꼬투리를 잡아서 한신거사를 공격한 것을 두고, 강호에서는 오히려 자기들에게 파렴치범이고 더 나쁜 놈들이라는 원성이 들끓었고 비리요리사 박주방장 마저 주저앉고 만 것이다. 거기에다가 엎친데 덮친 격으로 보신탕 박주방장이 산삼이야기 소설을 써주면서 인터넷을 도배하라고 시켰던 피래미 녀석이 덜컥 여고생을 건드려 말썽이 나서 포청천에 잡혀가버리자 작전이 수포로 돌아가버린 것이었다. 절망이었다.

 

또 한편, 봄내골 라이언 유일병은 비상등을 켜고 달리기 시작했다. “도자기 세트 가지고는 안되겠는데요?”, 뭐 다른 것 없을까요? 봄내골 라이언 유일병이 손수레영감에게 요청하자 신촌골 옥상에서 홍삼액 세트가 떨어졌다. 봄내골 라이언 유일병은 이것이 길조라고 생각하고, 경기현, 충청현, 경상현의 각 고을을 돌아다니며 홍삼액을 들이 부었다. 홍삼액을 들이 부으러 다니면서도 내심 일내줘 교당장과 창백한보신탕집의 박주방장의 든든한 지원에 뿌듯하고 다시 한 번 안심이 되었다. 작년에는 수박을 들고 다녔는데 폼도 나지 않고, 무거워서 어깨가 빠지는 줄 알았는데 이번에는 그래도 도자기에, 홍삼액에 뭔가 폼이 나는 것 같고 뭔가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에이 진즉 작년에도 이렇게 할 껄 괜히 영감들한테 돈만 뜯기고, 떨어지고 에이 진짜 짜증나....”

이런 생각이 갑자기 봄내골 라이언 유일병의 생각을 사로잡더니 얼굴이 찌푸려지면서 작년에 까먹은 밭떼기와 금붙이들이 생각나 마음이 시꺼멓게 타들어 갔다.

 

봄내골 라이언 유일병은 매주 자신이 속해있는 봄내골 중앙도량 장문들의 눈치를 보면서 조금씩 조금씩 지원받아 한 주간에 들이부을 홍삼액을 먼저 준비하고 나머지로는 기름 넣고 커피 마시고 밥 사먹으며 전국을 유람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찔끔찔끔 장문들이 부어주는 지원으로는 각 지역에 똘마니들은 커녕 달구지 기사조차 제대로 먹이질 못해서 하루하루 노독으로 인한 피곤이 감당할 수 없게 되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돌리고 또 돌리고자 사두었던 홍삼액 중 절반은 봄내골 라이언 유일병이 먹었다는 말도 떠돈다.

 

해외파인 봄내골 라이언 유일병은 머리회전이 빠른 사람이었다. 봄내골의 중앙도량으로 부임하여 오면서 그동안 어렵게 취득한 미국 국적을 한국 국적으로 다시 세탁하였다. 그러나 마눌님과 여식의 국적까지는 세탁하지 못한지라 늘 전전긍긍하였던 차였다. 그러던 차에 서식 8-1호대로 이력을 적어야 한다는 헌연위의 추상같은 유권해석 하교는 가뭄에 비가 오는 듯한 쾌거였다.

 

그러나 호사다마라고 서식 8-1호는 국적 세탁을 감추어 주었지만 과거에 자신의 파테로스였던 종만처사의 빽으로 고시를 그냥저냥 고속도로로 패스한 것이 드러나게 되어 또 다시 잠 못 이룰 고민이 시작되었다.

 

어느날, 잠 못 이루는 깊은 밤, 라디오를 켰더니 밤을 잊은 그대에게라는 음악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다. 흘러간 옛가수 김추자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거짓말이얏.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얏 거짓말이야아아아~”


~ ~ 괴롭다. 33년 전에 왜 그런 짓거리를 했던고. 1년 늦게 안수 받으면 뭐가 어쨋다고 그리 서둘렀을꼬 ~. 후회 막심이지만 33년 전의 사건을 되돌릴 수도 없지 않는가? 아아 ~ 아바지이이 ~ 이 죄인을 용서하소서 ~ 하지만 아바지 ~ 이번 한 번만 더 거짓말을 할테니 한번만 봐주이소 ~ 에잇 홍삼액 먹고 힘 내자. 웃싸 ~.

 

봄내골 라이언 유일병은 기도로 힘을 내고 다시 한번 마인드 콘트롤을 했다. 그래, 사람들은 자기 일이 아니면 다 잊어버려. 33년 전의 일을 누가 기억이나 하겠는가? 근데 말이지..... 홍삼액을 내가 먹어 힘을 얻는데는 도움이 되는데..... 팔도강산을 유람하는데 홍삼액으로 다 뿌리는 것은 비용이 너무 과하지 않은가? 세심한 계산 결과 봄내골 라이언 유일병은 이해타산이 맞지 않은 홍삼액을 더치 커피로 종목 교체를 했다. 커피는 홍삼액보다 젊은 층에게 더 어필되었다. 경기현 성남골의 시능도량의 문안거사 등등 작년에도 왕왕 발언을 했던 충직한 행동대원을 격려하기 위해서 414일 방문하여 커피 세트를 전달하면서 전국적으로 또래들을 잘 모아주고, 올해도 고래고래 질러대는 고성과 함성을 부탁한다고 신신당부를 했다.

 

홍삼액을 들이붓는 대신에 커피를 들이 부었더니 자신이 마실 수 있는 홍삼액의 용량이 늘어났다. 홍삼액의 효과 때문인지, 봄내골 라이언 유일병의 기력이 회복되었다. 아니 기력이 회복되는 것은 물론 간땡이까지 부어 올라서 전라현으로 방향을 잡아 21일 저녁 7시부터 여수골 순천골 찍고, 이튿날 목포골로 향했다. 이 때 봄내골 라이언 유일병과 함께 동행한 길동무가 천호골의 여포였다. 천호골 여포는 이미 한 번 성골교당의 교당장 선거에 물 먹은 경험이 있었는데, 그 때 결정적인 패인이 되었던 것이 목포골 신안해변반점의 썬그라스 사진이었다. 천호골의 여포는 그때의 실패를 만회하고, 내년도의 전황을 타진하기 위해서 그리운 남쪽나라 전라현 투어에 동행한 것이다. 그런데 교당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불문율처럼 돌고 있음을 봄내골 라이언 유일병은 기억해야 할 것이다.

  

   “떨어진 사람과 같이 다니면 또 떨어진다

 

봄내골 라이언 유일병은 여수골, 순천골, 목포골을 찍고, 광주골을 지나서 425일에는 전주골의 팔령거사를 앞세워서 전주골 익산골 헤짚고 다녔는데, 아무런 성과없이 몸만 피곤하고, 엽전만 낭비했다는 후문이 가득하다. 어떤 이는 도자기도 받고, 홍삼도 받고, 커피도 받았는데 어떤 이는 아직까지 아무 것도 받지 못하고 있으니 작년 그러께에 이천골 쌀밥집에서 밥이나 먹고 방귀나 뀌었던 인사 중에 서운한 사람이 한 둘이 아니라고 하니 이들의 서운함을 해소해주려면 봄내골 라이언 유일병은 기문둔갑술을 펼쳐서 하루빨리 전국 고을을 다 돌아야 할 것이다.

 

신촌 8인회와 봄내골 라이언 유일병의 전략이 세상에 조금씩 드러나는데, 돌아가는 삼각지 상황이 도저히 도자기, 홍삼액, 커피로는 안될 것 같아서 5월 중순에는 상당한 엽전을 푼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하지만 그것은 서운한 인사들의 희망사항일 뿐, 소문은 소문이요, 기다리는 자는 절망이요, 믿는 자는 허무를 경험할 것이다. 이미 이런 내용은 성골교당의 경전에도 나와 있는 말씀이다.


  "그런즉 절망, 소문, 허당 이 세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의 제일은 허당이라."

 

종달새 노래하는 5월로 접어드는 시방, 정파의 정통성을 망가트리고 사파의 비수와 간계로 성골교당 강호의 실권을 잡아보려는 신촌골 8인회가 어떤 사술로 교당을 혼란케 할지 이미 그 발걸음에서 다음 수가 탄로나버려서 그들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신촌골 8인회가 교당을 좌지우지하기 위해 얻으려는 것이 어찌 교당의 교당장 뿐이겠는가? 그들은 소위 교당설립 백년차에 외쳤던 교당장과 성골유지재단 대표장의 겸직을 통해서 교당의 재산과 권력을 차지하고, 이를 통해서 은행교체나 대환대출 등을 통해서 수많은 수수료와 잇권을 얻고자 하는 계획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붙잡고 있는 것이다.

 

이미 드러난 것으로는 이들은 교당 본당이 자리하고 있는 대치골 재개발을 통해서 막대한 이익을 노리고 있으며, 3년후에는 여기저기 은퇴하는 대형도량의 후임과 연쇄 인사이동을 통해서 잃어버린 5년보다 갑절이나 많은 영광스런 20년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신촌골 8인회와 그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한 번 권력욕에 심취하고, 그 맛을 본 이상 교당을 이대로 둬서는 절대 안된다는 원로들의 근심과 걱정이 교당을 세월호의 침몰 보다도 더욱 무겁게 만든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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