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나르시시즘과 후안무치의 결정판, 「한국기독교 출판문화의 파노라마」

김명기 | 2013.11.27 23:32

목사가 꼭 이렇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먼저 이 글의 제목의 뜻을 설명하고자 한다.   

나르시시즘(narcissism)
자기 자신을 사랑함   

후안무치(厚顔無恥)
1) 뻔뻔하고 부끄러움이 없다 
 2) 낯가죽이 두꺼워 뻔뻔하고 부끄러움을 모름   

나는 오늘 오후, 이 책을 지인에게 받아보고서 번뜩 ‘나르시시즘’ 이라는 단어와 ‘후안무치’ 라는 단어가 떠 올랐다. 그리고 집에 와서 바로 이 서평을 쓴다.   

1600 페이지나 되는 방대한 분량 전 페이지를 컬러 인쇄물로 만든 이 책은 (집에 가져와 체중계에 달아보니) 그 무게만 해도 3.2㎏이나 되었다. 들고 오는 것만 해도 힘들었다.   

그러니깐 작년 그러께, 이 책의 저자인 백수복목사가 나에게 “긴히 드릴 말씀이 있으니 꼭 만나자”고 몇 주 전에 전화 약속을 해서 목포역까지 마중을 나간다. 점심을 대접하고 근황을 나누는 중에 자신은 앞으로도 20년간의 스케줄이 있다는 플랜에 대해서 들으면서 나는 기겁을 했다. 그가 김목사도 자신과 함께 이 사업을 같이 하자고 했다. 

나는 정중히 사절하면서 나는 나의 기대수명을 70세로 보기 때문에 앞으로의 삶이 18년 밖에 남지 않았다. 앞으로 나는 목회자로서 열심히 목회하고 남은 삶을 잘 마무리 하는 일을 해야지 그런 일은 만들고 싶지 않다. 나는 그런 일을 할 수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으니 목사님 혼자서 열심히 하시라고 했다.   

식사를 마친 후 자신이 신안의 어느 섬에 들어가야 하는데 선착장까지 안내를 해달라고 해서 목포역에서 30분 정도 걸리는 선착장까지 모셔다드렸다. 이 분을 선착장에 모셔다드리고 돌아오는 길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하 선착장까지 대중교통이 불편한 것을 알고 기사로 쓰기 위해 나를 불렀구나. 하하하. 참 꾀돌이구나” 왜냐하면 자신과 같이 일하자는 것을 김명기는 절대로 동의하지 않을 것을 그는 미리 알았을 것이기 때문이고, 그가 나에게 제안한 것은 전혀 ‘긴히 드릴 말씀’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드디어 그가 ‘한번 더’ 대형 사고를 쳤다. ‘한번 더’ 라고 말하는 것은 이미 그는 교단 기관지인 ‘활천’의 사장으로 교단의 녹을 먹고 있을 때, 한번 사고를 친 화려한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 사고라는 것은 그가 활천사 사장으로 있으면서 주말마다 전국의 교회에 전화를 넣어서 자신이 설교할 강단을 허락하여 달라는 부탁이었다. 말이 부탁이지 사실은 강요였다고 당시의 강단을 내어준 목회자들은 한결같이 말하였다. 

이런 민원이 쌓이고 쌓여서 그는 드디어 당시 교단의 깡패(?)들이라고 불리우던 3인방에 의해서 강제로 사표를 쓰게 되었고.... 그는 이것이 억울하여 교단의 원로 그룹인 성백회를 움직여서 3인방을 공격하고 자신을 정치적으로 지지하게 만드는 한편, 활천사 운영위원장 명의로 성명서를 내고 난리 굿을 하였다. 당시 성명서의 제목은 “활천사 사장은 강압에 의해 퇴진할 수 없다” (활천 2001년 6월호)였다. 

그러나 여론은 그의 편이 아니었다. 이미 주일마다 강단 내어주기를 강요하는 그의 행태에 신물이 난 전국의 목회자들의 반응은 냉담하였다. 그는 결국 이 일로 “사장” 옷을 벗었다.   

그 때도 교단의 지위를 이용하여 전국교회에 “민폐”를 끼쳤던 그가 정년 은퇴를 한 후 또 한번 전국교회에 “민폐”를 끼치고 있는 것이다. 그 민폐의 내용은 이 책의 정가가 150,000원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그는 이 책을 전국의 교회에 임의로 3권씩이나 발송한 후 책값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의 강매이다. 그는 상업고등학교 출신인데 자신의 출신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저자거리 장사꾼 같은 속성을 단단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는 총 297인의 교단의 인물이 소개되고 있고, 157명이 글을 보태주었다. 아마 157명에게는 틀림없이 원고비를 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297인과 157인은 대부분 중복되지만 수학적으로는 454명이다. 이들이 자신의 이름이 들어갔다는 것으로만, 적선한다 치고 이미 자신의 뜻과는 다르게 배달된 책을 3권씩 사준다면 1362권이다. 책값으로 치자면 2억원이 넘는 금액이다. 충분히 출판비가 나오고도 너무 많이 남는 셈이다. 그리고 전국 교회에 임의로 보낸 책의 수금액은 고스란히 뽀너스 수입이다.   

게다가 이 책을 본 사람은 느끼겠지만, 1600페이지의 모든 내용은 ①저자가 자신을 마치 한국 교계의 큰 일꾼인 마냥 스스로 선전하고 ②원고를 제공한 사람이 저자에게 용비어천가를 부르고 ③저자가 자신의 가족사와 자식들 즉 아들, 딸, 며느리, 사위, 손자들을 자랑하고 있고 ④저자가 자신의 역사를 들추면서 자신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는 일에 시종일관 일관성을 가지고 있다.   

나는 53년의 나의 인생에 있어서 수많은 책을 읽어 왔지만 이렇게 후안무치한 종류의 책은 처음이다. 조선시대의 용비어천가는 정확히 말해서 후손(세종)이 국가의 이데올로기 확립을 위해 자신의 선조들을 6대조까지 거슬러 올라가면서 찬양한 것이다. 그러나 용비어천가는 신생국 조선의 국가체제를 확립하고 새로 발명한 한글을 보급하기 위한 국가적 목적으로 만들어졌지 세종이 자기 자신을 스스로 찬양하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 책은 정확히 저자 자신의 나르시시즘에 의한 자신의 우상화와 자신 가족에 대한 자랑거리를 선전하기 위한 지극히 상업적 목적에 의해서 만들어졌다고 볼 수 밖에 없다. 157명의 저자들은 마치 그를 만나 식사대접하고 선착장에 데려다 준 운전기사 노릇을 했던 김명기처럼 이용되었고, 297인은 그의 상업적 목적에 부합되는 등장인물들로 이용되었다.   

이 책을 보지 못한 분들은 김명기가 저자를 너무 죽이는 것 아니냐라고 반응하실지 모르겠다. 그래서 이 책에 나오는 사례를 하나 들어보겠다.   

“그가 처음부터 정석을 걷는 문학도였다면 노벨문학수상작을 냈을.......”(‘정병수 목사가 본 백수복목사’ 중에서 p.830)

이처럼 여기에 글을 실은 157분의 글들은 하나같이 백수복 목사의 용비어천가로 이용되었다. 후안무치의 극치이다.   

나는 이 책 1271쪽에 실린 내용을 인용하여 말하고 싶다. 저자가 신문기사에서 스스로 주장하는 내용은 “가식적인 것 추구하지 않고 예수님의 정신 본받아야”이다. 나는 저자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먼저 너부터 가식적인 것 추구하지 않고 예수님의 정신 본받아라” 이다.   

예수님께서는 자기 자신을 선전하기 위해 남을 이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과 정신을 스스로는 책으로 남기지도 않았다. 백수복 목사는 이처럼 방대하게 자신과 자신 가족의 선전을 책으로 낸 것은 정녕 예수의 정신을 본받아서 그러했다고 할 것인가?   

이 책에서 저자 백수복 목사는 자신의 사역이 하나같이 한국교계와 문서선교를 위한 일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과연 그런가? 그렇다면 그는 전국 교회에 동의없이 임의로 책을 택배하여 책값을 강요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선교 행위는 장사하는 행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그의 이런 행위는 딤전 6:5에 말하는 “마음이 부패하여지고 진리를 잃어버려 경건을 이익의 재료로 생각하는 자”의 전형이라고 본다.   

이 책은 1580~1599쪽에 걸쳐 20여 쪽의 색인도 수록하였다. 이 색인에 나오는 데이터는 거의 맞지 않았다. 출판 과정에 있어서 중대한 오류가 발생한 것이 분명하다. 게다가 1580~1583쪽 4페이지에 걸친 저자의 사진 40매는 저자가 중학생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프로필 사진(일명 명함판 사진)을 모아놓은 것인데, 나는 여기서 저자의 나르시시즘의 극치를 본다.   

이 책은 나르시시즘과 후안무치로 발라진 전혀 품위가 없는 책이다. 단지 재능있는 한 은퇴목사가 자신의 나르시시즘과 후안무치를 교묘하게 짜깁기하여 상업적으로 만들어낸 천박한 싸구려 상품일 뿐이다. 이런 천박한 싸구려 상품에 15만원이라는 정가를 매긴 그의 정신은 독자들에 의해서 감정을 받아야 마땅하다. 그의 후손들은 입을 쩍 벌리고 “역쉬 ~ 우리 아버지야” 할 지는 몰라도 이 책을 강매당한 입장에서는 전혀 유쾌하지 않다. 같은 목사로서 매우 짜증난다. 목사가 인생을 꼭 이렇게 살아야하나? 하고 말이다.   

이 책은 한마디로 평하자면 나르시시즘에 충만한 저자가 후안무치한 정신으로 주변의 454명을 이용하여 자신의 우상화와 자신 가족사를 자랑하는 일에 총력을 다한 가족용 족보 사진첩이다.   

독자들은 이 사진첩을 통해 저자가 자신의 마눌님과 함께 세계 각지를 돌아다닌 생생한 사진을 보면서 정작 독자 자신은 마눌님과 유럽, 미국여행은 물론 성지순례 한 번도 가지 못한 자신의 모습을 보고 한탄할 것이며, 88쪽에 걸쳐서 자랑하고 있는 저자의 가족사를 들여다보고는 입을 쩍 벌릴 것이다. 심지어 저자는 자신의 가계도까지 그려 넣었다.   

그러나 그런 독자들도 기죽을 필요는 없다. 저자는 이 일을 완수하기 위해 지금도 전국의 교회와 새까만 후배 목사들에게 책 사달라고 구걸의 전화를 돌리고 있는데...(아마도 예상 판매 수익은 3억원 정도를 기대할 것이다) 독자들은 적어도 남들에게 구차하게 구걸하는 일은 해 본적이 없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구걸은 양아치들이나 하는 짓이지 목사들이 할 일은 아니다.   

또 저자는 이 책에서 23쪽에 걸쳐 자신의 약력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 책의 압권은 가짜 박사학위를 받고 자랑스러워 하는 그의 사진이 아니라, 1415쪽 11째 줄에 기록된 “순천한소망교회 방문(교통사고 11주년 기념)” 이라는 약력이다. 자신의 교통사고 당한 경력까지 몇주년 기념식으로 만들어 관리하면서 교회를 방문하여 강단에 서고자 하는 그의 독특한 의지가 역력히 들어있는 그의 정신 상태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정신을 양아치 정신이라고 부른다.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앞으로 교단의 동료 목사들이 이런 얼빠진 짓거리를 본받지 말라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나르시시즘을 문서선교라는 이름으로 교묘히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경건을 이익의 도구로 삼아서는 안된다. 마지막으로 교회에 강요 판매행위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받은 목사에게 이 책값을 보내지 말라고 권면하였다.   

여러분은 이 서평을 보고 궁금해서 이 책을 사는 어리석은 행위는 하지 마시라. 320원짜리 폐지를(폐지 1킬로에 100원) 15만원에 사는 어리석은 행위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교단의 역사에서, 2011년에 여성삼이 펴낸 「성결교회 박사학위자 인명록」에 이어 두 번째로 귀중한 자원을 낭비한 대표적인 책으로 기록에 남을 것이다.   

김명기 (2013.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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