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하는 청취자’-roving listener

道伴 홍승표 | 2019.04.24 07:10

 

며칠 전에 읽은 르포하나가 제게는 잔잔한 감격으로 다가왔습니다.

 

르포의 제목은 한 도시교회의 죽음과 부활’-Death and Resurrection of an urban church 였습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도시교회는 미국 인디아나주 수도, ‘인디아나포리스’-Indianapolis 중심가에 위치한 브로드웨이 연합감리교회’-Broadway UMC 였습니다.

 

1930년대 이 교회는 2300여명이 모였든 화려한 교회였습니다. 그리고 주일학교교실은 수 백 명의 어린이청소년들로 들끓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1960년대 문화혁명이 미국전역을 휩쓸면서 다른 대도시교회들처럼 백인들은 도심에서 서서히 떠나가고, 그 빈자리에는 흑인들이 차지하면서 이 도시도 마약, 폭력, 살인, 인신매매의 소굴로 변해 갔습니다. 화려했던 이 교회역시 교인은 줄고 또 줄어 1990년대에는 75명으로 까지 추락하였습니다.

그러던 2002년 거대한 건물만 남아있는 이 교회에 파송되여 온 목사는 마이크 마터’-Mike Mather목사 였습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2004년 어느날 , 한 인터뷰에 나선 마터 목사의 첫 마디는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우리교회는 더 이상 사람들을 도와주는 구제사업을 하지 않으려 합니다.” "We will stop helping people".

 

그 동안 이 교회는 이 지역을 위해 많은 일을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도와주는 사람들을 마치 다른 인종처럼 은근히 멸시해 왔습니다. 이것은 위선이고 교만 이었습니다

 

금년부터 우리는 빈민을 위한 식품저장실’-food pantry, '의류봉사‘-clothing ministry, 방과 후 교실’-class after school 모두 그만 두었습니다.

 

그리고 마터 목사는 그 다음 대목으로 말을 이어 갔습니다.

 

구제사업 대신 우리는 이동하는 청취자’-roving listener라는 새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이 사역을 위해 전문가 한 사람을 고용했습니다.”

 

이동하는 청취자”! 그가 하는 사역은 대도시 이 골목 저 골목, 이 집, 저 집을 찾아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청취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동하는 청취자는 한가지원칙 만은 반드시 지켜야 했습니다. 만나는 사람들의 요구나 필요가 무언가를 묻지 않는다는 원칙 이었습니다.

 

반대로 만나는 사람들 속에 깊숙이 숨어있는 아픔과 잠재력 그리고 특기를 찾아내는 것이 청취사역의 목적이었습니다.

 

어느 날 이었습니다. 1년 가까이 교회가 제공하는 식품저장실에서 음식물을 가 저 다가 연명해 오던 아데레’-Adele라는 여인은 이동하는 청취자와의 대화 속에서 자신의 잠재력인 음식솜씨를 살려내어 작은 자기식당을 열고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동하는 청취자를 만난 그 도시 정원사 45명은 일이 끝나면 수시로 모여 함께 식사도 나누고, 공동으로 땅을 구입한 후 농사를 지어 농산물을 공동으로 판매하는 사업체를 만들었습니다.

 

죽어가던 이 교회는 200명이 모이는 교회로 다시 부활하고, 이동하는 청취자를 만난 길거리의 불량 흑 백 청소년들은 합창단을 만들어 주일예배 성가를 부르기도 하고 또 어른들과 함께 예배드리는 당당한 교회 일원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이 교회를 탐방한 신문기자는 이 교회를 죽음과 부활의 교회라고 불렀습니다.

 

이 교회는 구제가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을 하나님 앞에 삶과 신앙의 주체로 새로 세우는 생명의 공동체로 태여 나고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절망과 포기의 늪을 헤매던 많은 사람들이 이 교회를 통하여 미래를 희망하는 삶과 신앙의 을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십자가를 지시고 종용히 찾아 오시는 부활의 주님을 만나고 있었습니다.

 

위의 설교문은 은사이신 은준관 목사님께서 힘들어 하는 저에게 보내주신 설교문의 일부입니다. 특별히 감동이 온 것은 이동하는 청취자’-roving listener입니다. 교회가 무엇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지역주민들에게 경청한다는 것입니다. 이제까지 교회의 방식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하게 하는 부분입니다.

 

지금 우리는 교단 정치 행태도 깊은 성찰이 필요합니다. 무엇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말을 경청해야 합니다. 사람들의 아픔이 무엇이며 필요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경청해야 합니다. 지도자가 되겠다고 나선 사람들은 자기가 무엇을 하겠다고 사람들을 설득시켜려 하지 말고,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대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을 찾아가 그들의 말을 경청해야 합니다. 경청해야 무엇을 해야할지를 알게 되지 않겠습니까? 몇 년전에 123 운동을 했습니다. 그 자체를 볼 때는 참 훌륭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사람들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좋으니까 한번 해보자고 내세웠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지 못한 것입니다. 내가 좋다고 다른 사람들도 다 좋은 것은 압니다. 내가 성공한 방법이라고 어디에서나 통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지도자가 되려면 경청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겸손한 자세로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사람들의 아픔이 무엇인지 경청해야 합니다. 이제부터라도 경청하는 지도자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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