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준경은 우옵니다
2014년 7월에 부임했던 김헌곤 관장의 2차 임기가 2020년 7월 30일로 종료됨에 따라 문준경 기념관의 관장 선임에 관한 논의가 물 밑에서 진행되고 있다. 문준경 기념사업회를 처음 시작했던 전남동지방회의 입장은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하여 운영이 어렵고(방문객의 없어짐) 부채와 적자가 누적됨에 따라 당분간 코로나19가 끝나는 시점까지 관장을 두지 않고 인건비를 줄여 적자를 감소시키고 추후 상황이 개선되면 관장을 선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이미 총회장과 운영위원회에 전달한 바 있다. 이것이 가장 현실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운영위원회(위원장 안성기)에서는 지난 10월 13일 운영위원회를 통하여 관장을 조속히 선임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현지의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전남동, 전남서, 전남중앙지방에서 각각 1명씩 파송한 운영위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현지 사정을 거의 모르는 비현지인 이사들의 밀어붙이기식의 의견으로 그렇게 결정하였다고 한다.
나는 여기에 특정인을 염두에 둔 특정한 목적의 운영위원들의 역학이 작용했을거라는 합리적인 의심을 하고 있다. 그리고 왜 전남동지방회의 의견이 합리적인 것인지 설명하고자 한다.
관장 1인의 인건비는 전년도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년 7,400만원이 들어간다. 관장에게 이러한 인건비를 지급하는 것은 순교자 문준경 기념사업을 지속 가능한 형태로 유지시켜야 한다는 임무를 부여하면서 지급하는 것이다. 따라서 관장은 어떤 형태로든지 순교기념사업을 지속 가능한 형태로 유지시켜야 할 임무가 있다. 관장이 임무를 해태하였을 경우, 사업의 지속을 위해서는 관장을 사임시키고 새로운 인물로 교체하여 사업을 지속시킬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맞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임무를 위해서 운영위원회가 있는 것이다.
운영위원회는 운영을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유지시킬 수 있는 경영 시스템을 관리하고 감시해야 하는 것이 기본인데 지난 10월 13일의 ‘관장 선임’ 결정은 이를 역행하는 결정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코로나19의 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1.
현재 순교자 문준경 기념관의 재정 상태를 한번 알아보자. 관장이 부재한 현재 상태의 월 운영비는 1천 5백만원 내지 1천 8백만원이 소요된다. 직원들의 급여 및 건물 관리비이다. 여기에 관장이 부임하면 월 6백만원 정도가 더 추가 된다. 물론 수입이 그보다 많으면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현재 수입은 전국 지교회에서 들어오는 후원금 1천만원이 고정된 수입금이다. 지금도 매월 5백만원 내지 8백만원의 적자를 내고 있는데 관장이 임명되면 1,100만원 내지 2,400만원의 적자가 매월 누적되게 된다. 이를 년간으로 환산하면 1억 3천만원 내지 2억 9천만원의 누적 적자가 발생하게 된다. 코로나19의 상황이 계속 된다면 이는 현실이 될 것이다.
2.
그렇다면 기념관이 가처분 재산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것이 상식적인 생각의 순서일 것이다. 적자가 발생한다고 해도 가처분 재산이 넉넉하다면 문제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기념관은 2020년 9월 30일자로, 가처분 재산은 227,167원이 있고 8천 2백만원의 대출금이 있고 직원들에게 미지급한 임금이 8백만원이 있다. 즉 9천만원의 부채가 있는 것이다.
3.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기념관은 어떻게 운영하였는가 하는 의구심을 독자들은 품게 될 것이다. 현재 직원들의 급여는 50%로 감액하여 지급하고 있으며, 지난 6월에는 기념관이 들고 있던 보험금을 해약하여 800만원을 확보하여 직원들의 급여로 지불하기도 했고 직원들의 급여를 위해서 3천만원의 긴급대출을 해서 해결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지금도 매월 5백만원 내지 8백만원의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의 해결이 없이는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4.
나는 앞에서, 현재 관장이 임명되면 1,100만원 내지 2,400만원의 적자가 매월 누적되게 되고 이를 년간으로 환산하면 1억 3천만원 내지 2억 9천만원의 누적 적자가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는 그동안 기념관의 재무재표를 보고 추정한 것이므로 크게 오차가 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기념관 운영위원회는 이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물론 관장을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운영위원들이 각출해서 내면 된다. 이것이 가장 바람직한 일이다. 안성기 운영위원장은 지난 10월 13일 운영위원회에서 관장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운영위원들에게 적자 금액을 1/n로 나누어서 위원들이 부담해야 할 금액을 통보해주시기를 바란다. 물론 위원장은 2배로 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위원장이다.
5.
다른 방법으로는 총회에 손을 벌리는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107년차 총회 때부터 114년차 총회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손을 벌리는 성결원을 목도해 왔다. 그리고 총회는 끊임없이 지원해 왔지만 성결원의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나는 문준경 기념관이 성결원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걱정이다.
6.
문준경 기념관은 지난 108년차 총회 때에 소위 ‘총회의 마지막 지원금’을 호소했고 총회는 2013년도 경상비의 0.1%를 전국교회에 부과하여(이 금액이 2억 8천만원이었다) 문준경 기념관을 “마지막으로” 도와주기로 결의한 바 있다. 108년차 총회 지원금 이후로는 완전히 독립하라는 말이었다. 그래서 2014년도에는 상임관장을 새로 선임하여 2차 임기까지 6년을 보냈는데 관장의 능력이 탁월하여 9천만원의 부채를 남겼고, 이 부채금액은 코로나19의 특수상황으로 앞으로는 더 늘어나고 누적될 전망이다.
7.
이런 상황에서 운영위원회는 관장을 새로 선임하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현재 관장직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5명이 있다고 한다. 대부분 교회에서 사임하고 싶거나 조기 은퇴한 사람들 혹은 목회가 어려운 사람들이다. 물론 이들 중에는 년봉 7,400의 자리가 탐나는 것이 아니라 진정 교단을 사랑하고 문준경 순교기념사업을 뼈속까지 시리게 공감하신 분이며 문준경 순교정신에 따라 자신도 순교를 결심하고 지원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이라면 우리는 결단코 환영해야 한다. 그 순교 정신을 높이 사야 한다. 진정한 순교자 문준경의 후계자라고 할 수 있다. 진정한 문준경의 후계자는 관장으로 부임하더라도 부채가 완전 청산될 때까지는 무급여로 봉사할 것이다. 아마도 운영위원회는 이런 순교정신의 후계자를 찾기 위해서 ‘관장 선임’의 결정을 했다고 보고 싶다.
8.
문준경 기념관이 또 다시 총회에서 지원금을 호소한다면 나는 반대이다. 108년차 총회의 약속은 지켜져야 하고, 구걸하는 것은 순교 정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9.
운영위원회가 전남동지방회 및 현지인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자신들의 의견만으로 모든 결정을 한다면 전남동지방회는 그동안 음으로 양으로 지원했던 문준경 기념사업에 대해서 반드시 재고할 것이다. 현지에서는 “너희들끼리 잘 해봐라” 하는 분들이 많다.
10.
순교정신으로 무장하여 무급으로 봉사할 ‘관장’을 선임하기로 결정한 순교자적 정신을 이어받은 운영위원들을 아래에 소개한다. 이 분들은 순교정신으로 자기 집이라도 자기 교회라도 팔아서 문준경 기념관의 부채를 해결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11.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양의 우리에 문으로 들어가지 아니하고 다른데로 넘어가는 자는 절도며 강도요 문으로 들어가는 이가 양의 목자라(요한복음 10:1-2). 기념관 관장이 되고자 하는 이는 예수님의 이 말씀을 귀담아 들을찌어다. 기도만 전념하겠다는 사람은 지원하지 말고 기도원으로 가야 옳다. 관장직 하면서 무슨 선교회 한다고 밖으로 나다니는 것도 해서는 안된다. 이는 다른 데로 넘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관장직은 목회 말년에 미리 은퇴하여 물 좋고 공기 좋은 데서 수양하는 자리가 아니다. 철저한 경영마인드로 무장하여 치열하게 연구하고 발로 뛰어서 기념관 사업과 순교정신 사업을 하라는 자리이다. 이런 능력이 안되는 사람은 나서지 않는 것이 교단을 위하는 길이다.
위원장
안성기(서울남, 성산)
위원
윤수현(대전동, 새하늘), 이재정(전북, 삼광), 최영철(전주, 동계), 최평호(군산, 신시도), 백운선(서울중앙, 꿈터), 김기선(경기서, 세한), 김명식(광주, 광주주월),
특별파송위원
김장성(전남동, 북교동), 정성덕(전남서, 대천), 김학산(전남중앙, 상락)
당연직위원
김헌곤(관장, 임기만료), 설봉식(총무)
감사
윤여근(경북서, 행복한), 문형식(경남서, 태평)
김명기
땅끝칼럼(2020. 10.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