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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호수가풍경</title>
		<link>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link> 
		<dc:language>ko</dc:language>
		<item>
			<title>공주공원에 선 나무</title>
			<description><![CDATA[아파트 바로 앞 공주공원은 조성<br />
된 지 어느덧 30년이 넘는다.<br />
주말마다 소란스럽던<br />
야구장이 장유로 떠나자, 야구장에는<br />
정원수들이 자리를 잡았다.<br />
공원을 조성할 때 심었던 편백<br />
나무는 20미터가<br />
넘는다. 가끔 하늘<br />
로 곧게 뻗은 가지를 올려다보<br />
며 나직하게 혼잣말을 해본다.<br />
“저 나무들은 나보다 훨씬<br />
오래 살 텐데, 행복할까?”<br />
이내 고개를 가로저으며 헛된 질<br />
문을 거둔다. 나무에게 행복<br />
하냐고 묻지 않는다. 그저 내9<br />
유한한 생명을 대자연에 비<br />
추어 보았을 뿐이다. 나무는 기<br />
뻐하고 슬퍼할 수 없다. 한자리<br />
에 묵묵히 깊은 뿌리를 내린 채<br />
버텨내는 생명이다. 비바람이<br />
사정없이 몰아쳐도, 차가운 겨<br />
울이 찾아와도 원망 없이 제자리<br />
를 지킨다. 128년이라는<br />
오랜 역사를 품은 모교 동광초<br />
등학교 정문에는 100년 묵은 은<br />
행나무가 있다. 옛 자취를 더<br />
듬어 학교를 찾을 때마다 늘 그<br />
자리에 서있다.<br />
다. 발걸음을 스스로 옮길 수도<br />
없고, 나처럼 번민할 수도 없기에 <br />
나무는 여름날<br />
그 뜨거운 뙤약볕과 매<br />
서운 눈보라를 온몸으로 고스란<br />
히 받아낸다. 전쟁통에 그 곁을<br />
지키던 흑인 보초병에게 구걸했11다. <br />
"핼로 츄잉검, 츄잉검."<br />
마음이 비어 있기에 <br />
욕심 많은 인간보다 더<br />
굳건히 오래 사는지도 <br />
모른다. 우리가 100세까지 살 확<br />
률은 0.017%에 불과<br />
하다. 거대한 나무 수명에 비하<br />
면 인간 삶은 찰나에 불과하다.<br />
그러나 그 짧은 인생이라는 이유<br />
로 우리에게는 나무가 가질 수 없<br />
는 귀하고 가치 있는 본질이 <br />
있다. 우선 우리는 두 발로 <br />
온 세상을 자유롭게<br />
걸을 수 있다.<br />
태어난 땅을 평생 벗어나지 못<br />
하는 나무와 달리, 나는 내 의지<br />
에 따라 국경을 넘어 독일과 영국<br />
프랑스를 다녀왔다. 새로운 풍<br />
경을 마주하고 낯선 이와 손을<br />
맞잡으며 스스로 내 삶을 다채<br />
롭게 채워 나간다. 단골 손님이<br />
내 느린 걸음걸이를 가만히<br />
살피더니 조용히 물었다.<br />
“지금 다리가 불편하세요?”<br />
나는 그저 웃어 보였다<br />
비록 내 걸음은 예전보다<br />
느려졌으나, 두 발로 단단한 땅<br />
을 딛고 나아간다는 사실 자체가<br />
여전히 내가 살아 숨 쉰다는 가장<br />
확실한 증거다. 생각하고 느낄<br />
수 있는 마음도 있다. 고뇌는 때<br />
로 우리를 슬픈 수렁에 빠뜨<br />
리지만 결국 그것이 삶에 고운<br />
무늬를 새긴다. 바람결에서 사<br />
계를 읽고 낙엽과 눈 속에서<br />
신비를 발견하여 글 한 편을<br />
남긴다. 기쁨과 슬픔, 사랑과<br />
아련한 그리움을 겪으며 삶을<br />
아름답게 물들이는 인간이 가지는<br />
특권이다. 인생이 짧기 때문에 <br />
매 순간은 아름답고 소중하다.<br />
수백 년을 사는 나무에<br />
오늘과 내일은 그저 무한히 반<br />
복되는 무의미한 시간일 뿐이다<br />
유한한 시간을 사는 우리는 단<br />
하루도 그냥 무의미하게 흘려보<br />
내지 않는다. 질병과 노화, 피<br />
할 수 없는 이별 속에서도 서로<br />
위로하고 진심으로 사랑하며 살<br />
아가기 때문이다. 지난 사 월, 함<br />
께 예배를 드리던 지인이 세상을<br />
떠났다. 주일마다 내 오른편에서<br />
예배 드리던 사람이다.<br />
요즘도 주일, 사랑홀에 들어가면<br />
그가 앉았던 빈자리가 가장 먼저<br />
눈에 들어온다. 동혜실에 걸린 사진을 들<br />
여다본다. 안경 너머 맑은 눈빛<br />
이 여전히 살아 있는 듯해 눈길<br />
이 그쪽으로 향한다. 가슴 한구<br />
석이 묵직해진다. 나무는 곁에<br />
서 있던 다른 나무가 베어져도 결<br />
코 슬퍼하지 않지만, 나는 먼저<br />
떠난 큰형과 형수를 떠올릴 때<br />
마다 숙연해진다.<br />
유한한 삶을 살고  먼저 떠난<br />
이들이 아쉽고 그립다<br />
고목이 나이테를 자랑한다면<br />
사람은 짧은 삶 속에서도 누군<br />
가를 진심으로 사랑했다고 말할<br />
수 있다. 비록 나무보다 오래 살<br />
지 못하고 죽음이라는 운명을 피<br />
할 수 없다 해도, 스스로 선택하<br />
여 열렬히 사랑하기 때문에 인간은<br />
고목보다 아름답다.<br />
공원 길에 어둠이 내릴 때 나<br />
자신에게 조용히 묻는다.<br />
“견디기만 하는 은행나무로 백 년<br />
을 더 살겠는가, 아니면 아파할<br />
지언정 사랑을 품은 지금 모습<br />
으로 살겠는가.”<br />
나는 기꺼이 아파하며 사랑하는<br />
이 길을 걷겠다.<br />
2026.5.31.<br />
Gid bless you!]]></description>
			<link>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288</link>
			<dc:creator>오형칠</dc:creator>
			<category><![CDATA[]]></category>
						<guid>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288</guid>
			<dc:date>Sat, 13 Jun 2026 00:33:56 +0000</dc:date>
			<dc:subject></dc:subject>
		</item>
		<item>
			<title>국민신문고</title>
			<description><![CDATA[국민신문고<br />
<br />
며칠 전부터 기온이 제법 올랐다. 아직 에어컨을 켜기에는 일러 이층에서 선풍기를 꺼냈다. 벌써 한여름이나 다름없다. 오죽하면 더운 나라에서 온 동남아 외국인에게 한국도 덥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말을 건넸다.<br />
"한국 덥죠?"<br />
오늘은 국민신문고에 얽힌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br />
김해 수릉원 입구에는 인도와 맞닿은 곳에 장애인 화장실이 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이상한 점이 눈에 띄었다. 화장실 문이 없었다. 안이 훤히 들여다보여서 변기, 남자 소변기, 세면대가 고스란히 밖으로 노출되어 있었다. 저렇게 뚫린 곳에서 볼일을 볼 수 있을지 의문스러웠다. 장애인에게도 인격이 있는데 이건 아니다 싶었다.<br />
그래서 사진을 찍어 국민신문고에 올렸다. 열흘 뒤에 가봤지만, 화장실은 그대로였다. 다시 올리고, 또 올려도 결과는 늘 같았다. 반년이 지나고 다시 가보았지만, 여전히 화정실 내부는 밖에서 다 보였다. 특히 여성은 아예 사용할 수조차 없는 상태였다. 정당한 민원은 기한 내에 꼭 처리되어야 한다고 들었는데, 답답하다.<br />
예전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신고를 안 한다고들 했다. 반대로 선진국 사람들은 신고 정신이 투철하다고 부러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신고를 잘한다.<br />
이렇게 남을 위해 신고했는데 내가 반대로 신고를 당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br />
지난 5월 중순, 시청 건축과에서 공문 한 통이 날아왔다. 누가 나를 국민신문고에 신고했다. 당시 나는 진영에 있는 2층 건물 중 1층에 세를 놓으려던 참이었다. 문제는 건물 뒤편에 있었다. 예전에 시에서 옛 철도 부지를 공원으로 만들 때, 건물 뒤에 있던 가건물을 헐다 만 채로 언덕에 남겨놓았다. 10년이 넘게 방치되다 보니 창문은 다 깨지고, 벽은 금이가고, 지붕마저 없어졌다. 사람들 발길이 잘 닿지 않는 성냥박물관 앞쪽이다. 이번 공사를 맡은 K는 그렇게 보기 싫은 정도는 아니라고 하지만, 결국 누가 눈에 거슬린다면서 국민신문고에 올려버렸다.<br />
전세를 놓으려면 이 민원부터 해결해야 했다. 철거 업체는 비용이 1,200만 원이 든다고 했다. 기가 막혀서 말문이 막혔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었다.<br />
난감하다는 말 외는 할 말이 없었다.<br />
세놓기를 포기하려고 해도 포기할 수도 없다.<br />
가만히 생각해보았다. 설명한 내용을 시청에 팩스로 보내기로 했다. 그 와중에 담당자와 연락이 닿았다. 사정을 설명했다. 내 말을 들은 담당자는 반드시 건물을 철거하라는 뜻은 아니고, 쓰레기를 치우고 보기 싫은 부분을 손질하라고 했다.<br />
그 말 한마디에 해답을 바로 찾을수 있었다. 가끔 공사를 맡는 K는 보온재가 들어가지 않는 판넬로 건물 벽 14m를 깔끔하게 둘러쌌다. 1,200만 원이 들어 갈 뻔했으나 180만 원으로 끝냈다.<br />
가만히 생각해 본다. 삶이란 대체 무엇인가? 어쩌면 끊임없이 문제가 생겨나고, 그것을 풀어가는 과정 그 자체가 삶이다.<br />
문제가 곧 삶이고, 삶이 곧 문제인 셈이다.<br />
내가 살아 숨 쉬는 한, 크고 작은 문제들은 결코 내 곁을 떠나지 않는다. 하지만 화장실 문이 없는 황당한 문제든, 1,200만 원이 드는 문제든, 결국 우리는 또 묻고 두드리면 해결할 방법을 찾아낸다.<br />
진정한 삶은 그런 문제를 피하지말고 껴안아야 해결할 수 있다.<br />
2026.6.7.<br />
God bless you!]]></description>
			<link>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287</link>
			<dc:creator>오형칠</dc:creator>
			<category><![CDATA[]]></category>
						<guid>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287</guid>
			<dc:date>Sat, 13 Jun 2026 00:32:45 +0000</dc:date>
			<dc:subject></dc:subject>
		</item>
		<item>
			<title>상추 밥상</title>
			<description><![CDATA[상추 밥상<br />
보통 우리 밥상은 간단하다.<br />
국 한 그릇, 밥 한 공기,<br />
반찬 두어 가지다.<br />
그중에서도 나는 상추와 감자,<br />
김칫국을 좋아한다.<br />
젊은 시절, 감자를 어찌나<br />
좋아했던지 한자리에서<br />
감자 1관을 다 먹은 적도 있다.<br />
한가득 쌓여 있던 감자가<br />
껍질만 남은 채 사라지던<br />
광경은 지금 눈에 선하다.<br />
짭잘한 감자는언제 <br />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br />
고구마는 많이 먹으면<br />
신물이 올라오지만,<br />
감자는 속이 편하다.<br />
취향이 이렇다 보니<br />
한동안 일상에서 육류를<br />
멀리한 적이 있다.<br />
채식주의자여서가 아니라,<br />
그저 채소를 위주로 하는<br />
식사가 소화도 잘되고<br />
몸에 좋다고 했기 때문이다.<br />
큰형도 채소와 과일을<br />
위주로 식사했다.<br />
큰 그릇에 사과, 바나나,<br />
토마토를 요구르트와 <br />
섞어 먹었다.<br />
그동안 육류를 많이 먹으면<br />
몸에 안 좋다는 말을<br />
많이 들었다.<br />
항상 약국에 오는<br />
수많은 손님들을 보면서,<br />
지나친 채식 위주 식사가<br />
때로는 건강을 해친다는<br />
사실을 깨달았다.<br />
육류를 멀리하면<br />
자연스레 근육량이 줄어든다.<br />
임상 통계로 근육은<br />
2~3개월만 움직이지 않으면<br />
10%가 감소한다고 한다.<br />
더욱 무서운 사실은<br />
50대 이후부터는 운동을<br />
하지 않을 경우 매년 <br />
15%씩 근육량이<br />
줄어든다는 점이다.<br />
어느 날 아침 갑자기 몸이<br />
무겁게 느낀다면,<br />
그것은 피로가 덜 풀려서가<br />
아니라 내 근육이 줄었기 <br />
때문이다.<br />
그 사실을 안 후부터는<br />
근력을 위해 억지로라도<br />
고기를 챙겨 먹으려<br />
노력한다. 한주에 두어 번 먹는다.<br />
고맙게도 아내가<br />
내 건강을 생각하며<br />
고기를 의식적으로<br />
식단에 올려준다.<br />
근육이 중요하다는 사실을<br />
실감하던 요즘,<br />
김해여중 앞을 지나면서<br />
매일 마주하는 간판이<br />
하나 있다.<br />
바로 '필라테스'다.<br />
하루는 운전하는 아내에게<br />
물었다.<br />
"여보, 필라테스가<br />
뭔지 알아?"<br />
"몰라요. 그게 뭔데요?"<br />
나는 그것이 우리 몸 근육을<br />
늘려주는 운동이라<br />
가르쳐 주었다.<br />
예전에는 젊은 사람들이<br />
몸매 관리를 위해 하는<br />
일시적인 유행인 줄로만<br />
알았는데, 나이가 들어 <br />
근육 하나하나가<br />
절실해진 시니어들에게<br />
필요한 운동이 아닐까 싶다.<br />
건강에 대한 이야기<br />
잠시 접고 다시 식탁<br />
이야기로 돌아오면,<br />
5월은 참으로 싱그럽고<br />
풍성한 달이다. 장미가 만발한다.<br />
이맘때가 되면 굳이<br />
시장에 가지 않아도<br />
싱싱한 상추가 들어온다.<br />
진영에 사시는 K 권사,<br />
우리 교회 식구들,<br />
그리고 인심 좋은 이웃까지<br />
자기 농장에서 상추를<br />
건네주기 때문이다.<br />
가지와 오이, 고구마줄기도 <br />
가끔 준다.<br />
싱싱한 상추만<br />
밥상에 오르면<br />
다른 반찬은 필요 없다.<br />
밥 한 숟가락에 쌈장을<br />
얹어 먹으면, 오케이다.<br />
요즘 나는 삼시 세끼를<br />
상추와 함께할 정도다.<br />
약국 냉장고 속에도<br />
상추가 있다.<br />
입안 가득 상추쌈을 먹다 보니,<br />
직업병처럼 매일 약국에서<br />
마주하는 고질병 하나가<br />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br />
특히 노인과 여자들이<br />
변비로 고생한다.<br />
어떤 여자는 둘코락스를<br />
한 달에 400정,<br />
몇 년째 먹고,<br />
또 한 여자는 이틀이 멀다하고 <br />
푸른 주스 네 봉과<br />
관장액을 10개씩 사 간다.<br />
특히 운동량이 적고 밥을 적게 먹는<br />
노년들이 약국 문을 <br />
열며 말한다.<br />
"약사님, 메이킨 주세요."<br />
이렇게 말하면<br />
가슴이 답답하다.<br />
밥을 적게 먹고 채소를 적게 <br />
먹으니 어쩔 수 없다.<br />
신약은 당장 막힌 장을<br />
쥐어짜 내 시원하겠지만<br />
습관화된다.<br />
변비를 예방하고<br />
장을 활성화하려면<br />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br />
매일 충분히 섭취해야 하지만,<br />
우리는 인스턴트와<br />
가공식품을 많이 먹으므로 <br />
섬유질이 부족하다.<br />
약국에서 나는 생각한다.<br />
변비약을 의존하지 말고,<br />
살코기와 상추와 미역을 많이 <br />
먹으면 좋겠다.<br />
그것이야말로 무거운 몸을<br />
가볍게 만들 주는<br />
소박한 처방전이 아닐까.<br />
오늘 저녁에도<br />
내 식탁 위에는<br />
상추가 가득한 비닐봉지가<br />
올라온다.<br />
어떤 변비약보다 좋은<br />
상추, 깻잎, 미역국,<br />
김칫국을 많이 들기 바란다.<br />
2026.6.14.<br />
God bless you!]]></description>
			<link>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286</link>
			<dc:creator>오형칠</dc:creator>
			<category><![CDATA[]]></category>
						<guid>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286</guid>
			<dc:date>Sat, 13 Jun 2026 00:29:12 +0000</dc:date>
			<dc:subject></dc:subject>
		</item>
		<item>
			<title>마시멜론 법칙</title>
			<description><![CDATA[마시멜로 법칙<br />
​일요일 오후 두 시, 예배당 가득 찬송이 흐른다. 약국에서 쉬다가 오후 예배를 드리러 갔다. 오늘 설교 제목은 ‘마시멜로 법칙’이다. 아침에 본 설교 제목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이 법칙이 뭔지 알았다. 성벽을 빼앗는 용사보다 제 마음을 다스리는 이가 낫다는 말씀. 참으로 마음을 조절하기란 쉽지 않다. 유혹을 이기고 인내하라는 말이다.<br />
​요즘 사람들은 몸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쓴다. 스스로 먹을거리를 줄이고 매일 걸으면 몸무게는 줄어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이는 백 명 중 열다섯 명, 금연에 성공하는 이는 다섯 명에 불과하다던가.<br />
​우리 약국에도 살 빼는 약을 찾는 발길이 꾸준하다. 우즈베키스탄이나 카자흐스탄에서 온 이방인들이 자주 문을 두드린다. 고기를 즐겨 먹는 그들 체구는 대체로 넉넉하다. 서툰 한국말로 몸짓을 섞어가며 조심스레 약을 묻는 눈빛에서 고단한 삶을 본다.<br />
​오래전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실험실로 가본다. 연구원은 빈방에 네 살배기 아이를 홀로 앉혀 두었다. 책상 위에는 하얗고 말랑한 과자 하나가 놓였다. 방문을 나서며 연구원이 나직하게 속삭였다.<br />
​“십오 분만 참고 기다리면, 하나를 더 줄게.”<br />
​아이는 침을 삼키며 벽에 걸린 시계를 올려다보았다. 가만히 서 있는 초침이 야속했다. 그 짧은 시간을 견뎌 낸 아이는 여덟백 명이 넘는 이들 중 서른 명 남짓이었다.<br />
​십 년이 흐른 뒤 연구진은 그 아이들 삶을 추적했다. 유혹을 이긴 아이들은 학업 성적이 좋았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렸다. 심리학자들은 이 현상을 ‘만족 지연’이라 불렀다. 눈앞에 놓인 단맛을 참아야 내일 더 큰 열매를 맺는다는 이치다. 잠을 줄이고 휴대전화를 내려놓으며 공부에 전념하면 마시멜로를 하나 더 얻을 수 있다. 다만 인내와 자제가 늘 어려울 뿐이다.<br />
​경남 진영에서 약국을 하던 시절이다. 약국 창밖으로 학생들이 지나갔다. 마주 앉아 있던 교사 L에게 물었다.<br />
​“공부 잘하고 순종하는 학생이 나중에 성공할 확률이 높겠지요?”<br />
​L은 고개를 끄덕였다.<br />
​“아무래도 그렇겠지요.”<br />
​내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어린 시절 놀기만 좋아하던 동창들 가운데 어른이 되어 고단하게 사는 이가 적지 않은 까닭이다.<br />
​고등학교 첫 여름방학, 초등학교 동창들이 오랜만에 모교 교실에 모였다. 그때 동창 H가 느닷없이 소주병을 들고 나타났다. 청소년인 우리 앞에 선 그 모습은 낯설고 위태로웠다. 붉은 얼굴로 책상 위로 올라선 H가 소주병을 내던지며 소리쳤다.<br />
​“야, 이 소주!”<br />
​쨍그랑 소리와 함께 깨진 유리 조각이 바닥에 흩어졌다. 교실 안에는 차가운 정적이 흘렀다. 나는 바로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H 집은 동네에서 큰 가게를 하여 유복했다. 하지만 그는 제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지 못했던 모양이다. 스스로 다스리는 힘이 없던 그 친구는 결국 먼 길을 먼저 떠났다. 유혹을 견디고 시련을 극복할 줄 아는 사람이 성공적인 삶을 산다. 세상은 이처럼 정직하게 흘러간다.<br />
​세월이 흐르고 학자들은 또 다른 실험을 했다. 이번에는 아이들이 자란 환경을 살폈다.<br />
​약속이 늘 지켜지는 따뜻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기쁜 마음으로 십오 분을 기다린다. 그러나 내일 당장 식탁에 빵이 오를지 모르는 불안한 환경 속 아이는 눈앞에 놓인 과자를 서둘러 입에 넣는다. 기다려도 아무 보상이 없으리라 직감한 까닭이다. 참는 힘은 부유가 아니라 신뢰에서 싹튼다.<br />
​책상 위 과자는 달콤하다. 하지만 충동을 누르고 제 마음을 다스리는 이는 용사보다 강하다.<br />
​실험실 빈방에 홀로 앉아 시계를 바라보던 아이들. 우리 역시 가난한 시절을 건너왔다. 사탕 한 알이 귀하던 그때, 내가 그 방에 있었다면 과연 기다릴 수 있었을까. 나 역시 서둘러 입에 넣었으리라.<br />
​초여름이다. 가로수는 짙푸른 빛을 더해가고, 하늘에는 흰 구름이 한가로이 흐른다. 선풍기 바람이 이마를 스치는 오후, 어린시절 큰 유리병에 담아 팔던 왕사탕 한 알을 할머니 몰래 준 P가 생각난다. 정말 맛 좋았다.<br />
마시멜론도 그 맛일까?]]></description>
			<link>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258</link>
			<dc:creator>오형칠</dc:creator>
			<category><![CDATA[]]></category>
						<guid>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258</guid>
			<dc:date>Sat, 23 May 2026 05:57:19 +0000</dc:date>
			<dc:subject></dc:subject>
		</item>
		<item>
			<title>생명수 세 가지</title>
			<description><![CDATA[생명수 세 가지 <br />
<br />
우리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돈이<br />
만든 세상에서 산다. 스마트폰<br />
요금, 아침 식탁에 오른 밥 한<br />
그릇, 국 한 그릇, 일터로 향<br />
하는 버스비에 이르기까지, 우<br />
리는 돈으로 시작하여 돈으로<br />
마무리한다. 돈은 단순한 교환<br />
수단이 아니라, 현대인이 일상<br />
을 유지하는 바탕이 바로 돈이<br />
다. 돈을 떠나 살 수 있다는<br />
말은 거짓말이다. 아파트 문을<br />
여는 순간 호주머니에 돈이 없<br />
으면 집으로 돌아와야 한다.<br />
지갑 없이 거리에 나선 본 경<br />
험이 있는가.<br />
0 "아, 내 지갑,"<br />
그럴 경우 진공 상태가 된다.<br />
의식주는 기본값이 모두 돈이<br />
라는 숫자로 계산되는 세상에<br />
산다. 돈은 결코 '있어도 되고<br />
없어도 되는' 선택할 문제가<br />
아니다. 생활 필수품이다.<br />
하지만 이 귀중한 돈도 '사랑'<br />
이라는 온기가 없다면 사막이<br />
된다. 상상해 보라. 물질적으<br />
로는 풍요로우나 서로 사랑하<br />
지 않는 가정, 효율성만을 따<br />
지는 사회, 그리고 자국 이기<br />
주의로 똘똘 뭉친 나라를 생<br />
각해보라. 그곳은 생명이 살<br />
수 없는 사막이다. 돈이 하드<br />
웨어라면, 사랑은 소프트웨어<br />
다. 돈이 우리를 자유롭게 움<br />
직이게 한다면, 사랑은 우리가<br />
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의미<br />
를 알려준다. 돈은 많으나 사<br />
랑이 없는 집은 스위트 홈이<br />
아니라 헬 하우스이다. 결국<br />
돈과 사랑은 우리 삶을 지속하<br />
게 하는 필수적인 생명수다.<br />
얼마 전, 아내가 J에게 오래된<br />
소금을 한 자루 얻었다. 간수<br />
가 빠지고 누렇게 변한 소금<br />
덩어리를 뒷 베란다 입구에 부<br />
어놓았다. 별로라 생각했으나,<br />
아내는 달랐다. 아내는 변색된<br />
소금 덩어리를 깨고, 털어 깨<br />
끗한 소금만 골라냈다. 그리고<br />
그것을 내가 쓰는 양치용 유리<br />
병에 담았다. 다음 날 아침,<br />
나는 소금물에 담가두었던 칫<br />
솔을 꺼내 양치했다. 입안을<br />
감도는 짭조름한 기운이 입안<br />
에 맴돌았다. 문득 궁금증이<br />
생겼다. 만약 인간이 몇 달 동<br />
안 소금을 전혀 섭취하지 않는<br />
다면 어떻게 될까? "*<br />
조사해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br />
소금은 단순히 맛을 내는 조미료가<br />
아니었다. 체내 수분을 조절하<br />
고 신경 신호를 전달하며 근육<br />
을 움직이게 하는 핵심 물질이<br />
다. 소금을 1주~2주만 섭취하<br />
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한다.<br />
요즘 유튜브에 아침 공복에 소<br />
금을 마시면 나타나는 놀라운<br />
변화라면서 소금물을 마시라고<br />
권장한다. 돈은 생활 필수품이<br />
고, 사랑은 생존 필수품이라면,<br />
소금은 생물학적 생존 필수품<br />
이다. 성경은 '돈을 사랑함이<br />
일만 악의 뿌리'라고 경고한다.<br />
그러나 동시에 현실에서 돈은<br />
거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br />
'만병통치약'이다. 병원비를<br />
지불하고, 배고프면 밥을 사<br />
먹고, 사랑하는 사람이 고통받<br />
을 때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br />
힘이 돈이기 때문이다. 소금<br />
역시 마찬가지다. 너무 많으면<br />
고혈압을 일으키고 몸을 망치<br />
지만, 적당한 염분은 상처를<br />
소독하고 생명을 유지하는 약<br />
이 된다. 사랑 또한 너무 집착<br />
하면 독이 되지만, 주님이 말<br />
하는 믿음, 소망, 사랑 중에<br />
제일은 사랑이고 하는 그 사랑<br />
을 실천하면 죽어가는 영혼을<br />
살린다.<br />
결국 돈, 사랑, 소금 이 세 가<br />
지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br />
첫째는 무엇일까. 평소에는 그<br />
가치를 절감하지 못하지만, 결<br />
핍되는 순간 삶은 무너진다.<br />
공기처럼 늘 곁에 있다고 착각<br />
하기 쉽지만, 그것들이 사라지<br />
면 비극이 온다. 다음은 '균형'<br />
이다. 과하면 교만과 탐욕, 집<br />
착을 낳고, 부족하면 빈곤과<br />
고독, 죽음을 부른다. 그다음<br />
은 이들은 모두 '순환'해야 가<br />
치가 있다. 고인 물처럼 갇힌<br />
돈은 부패하고, 표현되지 않는<br />
사랑은 소멸하며, 짜지 않는<br />
소금은 사람들이 밟히는 돌덩<br />
이에 불과하다. 우리는 매일<br />
돈을 벌고 쓰고, 누군가를 사<br />
랑하거나 그리워하며, 음식 속<br />
에 든 미량 소금을 섭취하며<br />
살아간다. 이 평범한 일들이<br />
생명을 유지한다.<br />
누렇게 변한 소금을 손질하는<br />
아내 손길을 통해 새삼 깨닫는<br />
다. 내일 아침, 다시 소금물에<br />
담긴 칫솔을 들 때 나는 생각<br />
하리라. 내 삶에서 이 세 가지<br />
농도는 적당한지, 내 주머니에<br />
든 돈과 내 가슴에 담은 사랑<br />
은 필요한 곳으로 잘 흘러가고<br />
있는지 말이다. 이 세 가지 생<br />
명수가 조화롭게 어우러질 때<br />
비로소 우리 삶이 활력이 넘친<br />
다. 돈, 사랑, 소금은 매우 중<br />
요하다. 내가 어떻게 쓰느냐에<br />
따라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br />
되기도 한다. 율법은 사랑으로<br />
완성되지만, 그것을 표현하는<br />
방법은 돈이다. 돈이 따르지<br />
않는 사랑은 위선이 아닐까.<br />
오늘도 주 안에서 평안하기 바<br />
란다.<br />
2026.5.3. <br />
God bless you!]]></description>
			<link>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256</link>
			<dc:creator>오형칠</dc:creator>
			<category><![CDATA[]]></category>
						<guid>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256</guid>
			<dc:date>Fri, 22 May 2026 07:20:36 +0000</dc:date>
			<dc:subject></dc:subject>
		</item>
		<item>
			<title>오늘이라는 선물</title>
			<description><![CDATA[오늘이라는 선물<br />
<br />
나는 한 달에 두어 번쯤<br />
작가에게 책을 받는다.<br />
책을 보낸 사람에게 감사한다.<br />
책을 받으면 가만히 있지 않는다.<br />
먼저 서문을 읽거나 대표가 될 만한 글 한 편을 본 후 보내 준 사람에게<br />
감사하다는 글을 전한다. 예의이기 때문이다.<br />
이번에 받은 책은 고급 양장본이라 더욱<br />
소중했다. '빛나는 순간'이다. 제목은 짧지만 마음에 남는 말이다.<br />
궁금하여 곧바로 책을 펼쳤다.<br />
작가는 '현재'를 '빛나는 순간'이라고 표현했다.<br />
평범한 하루를 빛난다고 하는 말을 새롭게 느꼈다.<br />
우리는 보통 오늘을 당연하게 여긴다.<br />
나 역시 그날이 그날이라고 생각했다.<br />
하지만 작가는 그 오늘이 가장 소중하다고 강조한다.<br />
당연한 말이지만 별로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br />
오늘 아침에도, 내일 아침에도 해가 뜨는 일상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내일 뜨는 해를 보지 못하고 눈을 감는 사람이 하루에 980명이다. 한국에서다.<br />
이 표현을 보면서 나는 이 책에서 인용한 한 문장이 떠올랐다. "어제는 역사이고, 내일은 미스터리이며,<br />
오늘은 선물이다. 그래서 현재라고 부른다." 이 말은 빌 키언이 한 말이다.<br />
짧은 문장이지만 생각할수록 깊은 뜻이 담겨 있다.<br />
이미 지나간 시간은 우리 권한 밖에 있다. 우리 주변에 과거형으로 사는 사람이 있다.<br />
"나도 왕년에 천만장자였어." 옛날에 금괴 백 개 있었다는 말은 과거일 뿐 현재 빈털터리라면 거지다. 옛날에 아버지가 술꾼이라면 아들 역시 술꾼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과거를 교훈으로 삼지 않아서다.<br />
아직 오지 않은 내일,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우리가 붙잡을 수 있는 시간은<br />
오직 오늘뿐이다.<br />
그 오늘이 선물이라는 말은 듣기만 해도 좋다.<br />
영어로 '프레젠트(present)'는 현재라는 뜻도 있고 선물이라는 뜻도 있다.<br />
같은 말 안에 두 가지 의미가 들어 있다. 그래서 현재를 살아가는 일이 곧 선물을 받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br />
선물은 좋다. 선물은 크든 작든, 저가이든 고가이든 받으면 엔도르핀이 생긴다.우리는 선물인 하루를 기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공짜라는 이유로, 힘들다는 이유로 무심하게 흘려보낸다.<br />
하지만 조금만 생각하면 오늘은 빛나는 순간이 된다.<br />
아침에 눈을 뜨고 하루를 시작하고,<br />
친구와 밥을 먹고 놀러 다니며, 바둑 두고 유튜브 보며 하루를 보낸다.<br />
사실은 오늘내일하는 산소호흡기를 꽂고 있는 사람에게는 금쪽같은 시간이다.<br />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오늘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을 더 아끼며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좋은 글은 우리 생각을 바꾸어 준다.<br />
나는 오늘도 하루를 무료로 준 날이라 여기고 무심코 살아간다.<br />
지난 토요일에 P가 소천했다. 한 달 전만 해도 예배 시간에 내 옆 자리에 앉아 악수하며 생기가 넘쳤다. 몸이 이상해 서울에 치료받으러 다녔다.<br />
수술도 받았지만 얼굴에 병색은 전혀 없었다.<br />
그러던 분이 입원하고 2주 만에 그만숨을 거두었다. 몸이 아파 골골했던 분이라면 그러려니 했을 텐데... 충격을 많이 받은 L은 기도를 정말 진지하게 했다.<br />
요즘 무빈소로 장례를 치르는 가정이 많다고 하는데,<br />
고인을 찾은 많은 조문객들과 수많은 30개 조문 화환들이 빛나는 하루를 살았다는 사실을 말해준다.<br />
빛나는 순간들이 모여 빛나는 인생사를 만들어준다.<br />
동혜실에 진열되어 있던 P 장로 영정 사진을 보고 빛나는 어제, 오늘, 내일을 생각해본다.<br />
하나님은 공평하다. 오늘이라는 현재라는 선물을 악인, 선인, 아이, 어른에게 골고루 나누어준다.<br />
이 선물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전적으로 나에게 달려있다.<br />
코발트빛 하늘, 연초록 가로수,<br />
따스하게 스며드는 햇살,<br />
하나님, 감사합니다.]]></description>
			<link>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255</link>
			<dc:creator>오형칠</dc:creator>
			<category><![CDATA[]]></category>
						<guid>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255</guid>
			<dc:date>Fri, 22 May 2026 07:18:46 +0000</dc:date>
			<dc:subject></dc:subject>
		</item>
		<item>
			<title>고유가 지원금</title>
			<description><![CDATA[지원금과 진정한 약자 <br />
<br />
​약국 문을 열고 들어온 이들은 다정한 아버지와 어린 딸 같았다. 중년 남성은 안경을 썼고, 그 옆에 있는 아이는 선글라스를 쓴 채 아버지와 들어왔다. 초등학교 고학년쯤 되었을까, 단정하지만 당돌한 목소리가 약국 안을 채웠다.<br />
​"선생님, 식물성 비타민 C 있어요? 동물성 말고 꼭 식물성으로 주세요."<br />
​순간 당황했다. 약사인 나조차도 평소 잘 쓰지 않는 '식물성'이라는 용어를 어린아이가 서슴없이 내뱉었기 때문이다. 키는 아버지 어깨에 겨우 닿을 법한 작은 체구였지만, 아이 말투는 묘한 자신감을 느꼈다. 나는 Y제약회사 비타민 제품을 꺼내 보여주었다.<br />
당돌한 말은 계속 되었다. <br />
"가격과 유통기한요?"<br />
​"2029년 2월까지니 넉넉하네요. 한 통에 25,000원입니다."<br />
​두 사람은 머리를 맞대고 한참을 소곤거리더니 두 통을 달라고 했다. 그러더니 내친김에 오메가3까지 찾는다. 속으로 '요즘 아이들은 참 영악할 정도로 유식하구나' 생각하며 무심코 선글라스 너머의 얼굴을 유심히 살폈다. 그런데 아차 싶었다. 자세히 보니 그녀는 아이가 아니었다. 앳된 체구와 목소리에 속았을 뿐, 주름진 눈가와 얼굴은 성숙한 여인이었다. 그들은 부녀가 아니라 부부였다.<br />
​여자는 내가 행동을 눈치챘는지, 아니면 자기 태도가 낯설게 보일까 염려되었는지 나직이 말했다.<br />
"제가 시각장애인이예요."<br />
성분 같은 걸 꼼꼼히 확인해야 마음이 놓이거든요하고 말했다.<br />
​남자는 정부에서 발급한 지원금 카드 세 장이 들려 있었다. 비타민 C 두통과 오메가3 한 통을 더 달라고 했다.<br />
"오메가3도 식물성으로 주세요."<br />
조류도 있지만 멸치, 정어리, 고등어에서 나온다.<br />
"대부분 어류입니다."<br />
결제 금액은 순식간에 19만 원에 달했다. 카드를 긁는 남자는 망설이지 않고 바로 긁게 했다. 그 모습을 보며 내 마음 한구석에는 묘한 생각이 들었다. '내 돈이라면 저렇게 선뜻 영양제에 큰돈을 쓸 수 있을까.' 땀 흘려 번 돈은 10원 한 장 허투루 쓰지 못하는 법인데, 공짜로 생긴 돈이라니 저렇게 쉽게 쓴다는 생각이 스쳤다. 우선 먹기에는 곶감이 달다는 속담처럼, 지금 당장 뿌려지는 지원금이 결국 우리 세대와 다음 세대가 짊어져야 할 나랏빚이라는 사실이 떠올라 입맛이 썼다.<br />
​오후가 되어 습관대로 왕릉으로 산책을 나갔다. 그런데 왕릉 입구에 북적이는 인파 속에서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오전에 온 그 부부였다. 그들은 다른 장애인 단체 회원들과 함께 관광을 온 모양이었다. 한결같이 선글라스를 쓴 그들은 함께 입장하려고 대기 중이었다. <br />
 잠깐 옹졸하게 생각했지만 그들 잘못은 전혀 없다. 그들에게 오늘 하루는 지원금 카드로 산 영양제가 더 값진 위로가 되었으리라. 사회적 약자인 그들이 평범한 일상을 누리는 모습에서 마음이 따뜻해졌다.<br />
​하지만 그 온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스마트폰으로 확인한 유튜브 뉴스 때문이었다. 연봉 1억 5천만 원을 받는 S사 근로자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을 결의했다는 소식이었다. 한 달에 천삼백만 원이 넘는 월급을 받는 이들이 스스로를 '약자'라 칭하며 투쟁의 깃발을 올리는 현실. 노동조합은 본래 진정한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설립된 보루가 아닌가. 그들이 약자인가, 아니다. 상위 3%에 드는 사람들이다.<br />
​국가의 빚은 6,500조에 육박하고, 누군가는 정부 지원금 카드 한 장에 생기를 얻는다. 반면 누군가는 이미 넘치게 가진 권리를 더 채우기 위해 나랏돈을 낭비한다. 진짜 약자는 누구이며, 우리가 보호해야 할 가치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왕릉에 갔다오는 길, 초여름 햇살은 부드러웠으나 내 마음속에는 여전히 가시지 않는 씁쓸한 앙금이 남아있다. <br />
우리나라는 진리로 운행되는가?<br />
아니다. 진리=자유라는 공식이 성립되는 한국이 되면 굿이다.<br />
갇혀 있는 앵무새보다 창공을 마음껏<br />
날아다니는 참새 한 마리가 행복하지 않는가.]]></description>
			<link>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254</link>
			<dc:creator>오형칠</dc:creator>
			<category><![CDATA[]]></category>
						<guid>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254</guid>
			<dc:date>Fri, 22 May 2026 07:16:54 +0000</dc:date>
			<dc:subject></dc:subject>
		</item>
		<item>
			<title>따뜻한 말</title>
			<description><![CDATA[따뜻한 말 한마디<br />
<br />
새벽 예배를 가면서 접촉 사고를 냈다. 조급한 마음이 부른 결과였다. 불과 2분 먼저 가려다가 그렇게 되었다. ㅔ내 잘못이다. 삼십만 원이 빠져나갔다. 무엇보다 당혹스러운 일은 당장 발이 묶였다는사실이다. 아내가 나를 태워주던 출근길이 막혔고, 일상생활을 하던 아내 발을  묶었다.<br />
매일 가던 새벽 예배, 복지관 공부길, 출근길, 쇼핑하던 길이 막혀 하루 내 아내를 집에 머물게 했다.<br />
당일 아침 출근길, 김해콜과 중앙콜을 번갈아 불러보았지만, 차가 없었다. 러시아워이기 때문이다. 아내 역시 9시까지 교회에 가야 했다. 1층 엘리베이터 앞, 마침 같은 라인 1층에 사는 삼십 대 후반 여성을 만났다. 여성은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려던 참이었다. 평소 출근길에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던 사이였지만, 나는 선뜻 태워달라는 말을 꺼낼 엄두조차 못 냈다. 야구복을 입은 아이를 가끔 보았다.<br />
​그때 아내가 슬쩍 말을 붙였다.<br />
"혹시 저희 약국까지만 태워주실 수 있어요?"<br />
돌아온 대답은 '예'였다.<br />
"그럼요, 타세요."<br />
기꺼이 문을 열어준 여성은 차 안을 대충 치운 후 우리를 태워주었다. 소형 전기차로 아이를 학교에 내려주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차 안에서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은 주말 부부며 자기는 오빠 회사 경리를 본다고 했다. 금방 우리는 가까운 사람처럼 되었다. 아내가 붙인 말 한마디가 이런 결과를 맺어줄 줄 몰랐다. 아내가 말했다.<br />
"무엇으로 보답하지?"<br />
그날 오후 ​퇴근길, 우리는 나란히 택시에 올랐다. 차가 여고 사거리를 지날 무렵, 아내는 기사에게 말을 건넸다.<br />
"아침엔 콜택시 잡기가 정말 어려워요."<br />
핸들만 잡은 기사는 기꺼이 설명해주었다.<br />
"시간대에 따라 달라요."<br />
카카오택시가 많다면서 카카오 앱을 추천해주었다. 어르신들은 사용하기 조금 불편해하실 수도 있지만, 편리할 거라고 했다.<br />
​집에 돌아와 내려받은 카카오 앱은 신세계였다. 다양한 옵션과 빠른 배차 시스템은 내 불안을 해결해주었다.사고로 차가 없는 이틀이었지만, 이웃을 더욱 가깝게 해주었고 좋은 앱을 이용할 수 있었다.  이웃 여성의 차를 얻어 타며 느낀 친밀감과 기사가 건넨 실질적인 도움은 모두 '말'이라는 수단을 통해 얻었다.<br />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는 옛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적절한 때에 건네는 따뜻한 말은 닫힌 마음을 열고, 멈춰선 일상을 다시 흐르게 했다. 적절한 말 한마디가 우리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하는지, 차 없는 이틀, 귀중한 말 한마디에서 배웠다.<br />
초여름이지만 아침 바람은 차다.<br />
"아이 엄마, 기사님 감사합니다."<br />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쟁반에 금사과니라” (잠언 25장 11절)]]></description>
			<link>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253</link>
			<dc:creator>오형칠</dc:creator>
			<category><![CDATA[]]></category>
						<guid>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253</guid>
			<dc:date>Fri, 22 May 2026 07:15:26 +0000</dc:date>
			<dc:subject></dc:subject>
		</item>
		<item>
			<title>공주공원에 선 나무</title>
			<description><![CDATA[공주공원에 선 나무<br />
우리 아파트 앞에는 조성된 지 삼십 년이 되어가는 공주공원이 있다. 원래는 주말마다 소음 민원이 끊이지 않던 어린이 야구장이었다. 결국 야구장은 장유로 자리를 옮겼고, 텅 빈 운동장에는 굵직한 정원수들이 자리를 잡았다. 처음 심은 편백나무들은 어느새 훌쩍 자라 키가 이십 미터를 넘긴다.<br />
가끔 하늘로 치솟은 나뭇가지들을 올려다보며 묻는다.<br />
“저 나무들은 나보다 훨씬 오래 살 텐데, 과연 행복할까?”<br />
이내 고개를 가로젓는다. 나무에게 행복을 물을 수 없다. 순전히 내 잣대일 뿐이다. 나무에게는 기뻐하고 슬퍼할 마음이 없다. 그저 한자리에 묵묵히 뿌리를 내린 채 수십 년, 수백 년을 버텨내는 생명체일 따름이다. 모진 비바람이 몰아쳐도, 살을 에는 겨울이 찾아와도 피하거나 원망하는 법 없이 그저 제자리를 지킨다.<br />
올해로 백이십팔 년이라는 깊은 역사를 품은 모교, 동광초등학교 정문에 서 있는 백 년 넘은 늙은 은행나무도 그렇다. 옛 추억을 더듬어 학교를 찾을 때면 백 년이 넘도록 늘 그 자리에 서 있는 은행나무를 마주한다. 발걸음을 옮길 수도, 나처럼 번민을 할 수도 없기에 저 나무는 여름 뙤약볕과 한겨울 눈보라, 육이오전쟁 시 흑인 보초병과 서 있었지만 그 사실에 연연하지 않는다. 마음이 비었기 때문에 인간보다 더 오래, 굳건히 살아남는지 모른다.<br />
우리가 백 세까지 살 확률은 0.017%라고 한다. 고작 백 년도 못 사는 우리는 과연 어떤 존재일까. 거대한 나무 수명에 비하면 우리 삶은 찰나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렇기에 우리에게는 나무가 결코 가질 수 없는 가치가 있다.<br />
무엇보다 두 발로 걸을 수 있는 자유가 있다. 태어난 곳에서 평생 살아야 하는 나무와 달리, 나는 내 의지로 독일, 영국, 프랑스에 다녀왔다. 새로운 풍경을 마주하고, 낯선 이와 손을 맞잡으며 스스로 삶을 만든다.<br />
“지금은 다리가 불편해 오래 못 걸으시지요?”<br />
이웃이 건네는 말에 나는 그저 %%웃는다. 두 발로 어디든 간다는 사실이 살아있다는 증거다.<br />
또한 우리에게는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마음이 있다. 고뇌가 많으면 때로 나를 깊은 수렁에 빠뜨리지만, 동시에 삶에 무늬를 새긴다. 스쳐 가는 바람결에서 사계를 읽고, 떨어지는 낙엽과 하얀 눈에서 창조주를 본다. 그리고 그 감상을 글 한 편으로 남길 수 있다. 기쁨과 슬픔, 사랑과 그리움이라는 다채로운 감정을 온몸으로 겪어내며 삶을 자신만의 색깔로 칠해가는 일은 오직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br />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실은, 우리 삶이 짧기 때문에 매 순간이 아름답다는 점이다. 수백 년을 사는 나무에게 오늘과 내일은 그저 반복되는 시간일지 모른다. 그러나 유한한 생명을 가진 우리는 하루하루를 허투루 흘려보낼 수 없다. 질병과 노화, 피할 수 없는 이별이라는 뼈아픈 속에서도 우리는 서로 위로하고 사랑하며 살아간다.<br />
지난 사 월, 함께 신앙생활을 하던 지인 피가 세상을 떠났다. 주일마다 예배당 내 오른편에 앉았던 이였다. 아직도 빈자리를 볼 때면 보일 듯 보이지 않는 얼굴이 눈에 아른거린다. 동혜실에 진열된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안경 너머로 보이는 생생한 눈빛이 여전히 살아 숨 쉬는 듯해 가슴이 가라앉는다.<br />
나무는 곁에 있던 다른 나무가 베어지더라도 슬퍼하지 않지만, 내 곁을 떠난 큰형과 형수를 그리워하며 가슴이 젖는다. 나는 이 덧없고 짧은 생명 속에서, 이별을 아파한다.<br />
보통 소나무나 잣나무, 은행나무는 수백 년에서 길게는 수천 년을 산다고 한다. 고목이 나이테를 자랑한다면, 사람은 짧은 삶 속에서도 누군가를 숭고하게 사랑하고 기억할 수 있음을 자랑할 수 있다. 비록 나무보다 오래 살지 못하고 언젠가 다가올 죽음을 피할 수 없다 해도, 내 의지대로 걷고, 깊이 생각하며, 마음 다해 사랑할 수 있기에 인간 삶은 고목보다 훨씬 아름답지 않은가.<br />
나 스스로에게 묻는다.<br />
“모진 세월을 그저 견뎌내는 몇 백 년 묵은 은행나무가 되고 싶은가, 아니면 상처받고 아파할지언정 사랑을 품은 현재 내 모습대로 살고 싶은가.”<br />
내 대답은 명확하다. 나는 기꺼이 내 모습대로 살아가겠다.]]></description>
			<link>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252</link>
			<dc:creator>오형칠</dc:creator>
			<category><![CDATA[]]></category>
						<guid>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252</guid>
			<dc:date>Fri, 22 May 2026 07:14:09 +0000</dc:date>
			<dc:subject></dc:subject>
		</item>
		<item>
			<title>신호등</title>
			<description><![CDATA[신호등<br />
찰나였다. 노란불이 빨간불로 넘어가려던 순간이었다. 나는 가속 페달을 밟았다.<br />
 ‘지나갈 수 있겠지.’<br />
 순간적이었다. 곧바로 우리차가 오른쪽 뒤편에서 달려오던 차를ㅃㅃㅂㅁ스쳤다. 큰 사고는 아니었다. 상대 차에는 흠집만 남았고, 조수석에 앉아 있던 아내도 못 느낄 정도였다. 차를 세우고 찌그러진 뒷 범퍼를 바라보았다. 이미 지나간 뒤였다.<br />
그날 이후로 신호등 앞에만 서면 그 순간이 떠오른다. 노란빛 하나가 사람 마음을 흔든다. 멈춰야 한다는 생각과 조금만 더 가 보자는 생각이 동시에 올라온다. 보통 사고는 짧은 시간에 생긴다.<br />
교통사고는 늘 움직이는 동안 일어난다. 멈춘 차는 누구도 들이받지 않는다. 정지선 앞에 선 차는 조용하다. 위협도 없다. 붉은불 아래 멈춘 차는 책임이 없다. <br />
그저 기다릴 뿐이다.<br />
반대로 파란불은 사람 마음을 느슨하게 만든다. 길이 열렸다는 이유만으로 속도를 높인다. 좌우를 살피는 눈도 줄어든다. 노란불은 더 미묘하다. 이제 곧 멈춰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사람은 속도를 올린다. 단 몇 초라도 아끼고 싶어서다.<br />
예전에는 빨간불이 답답했다. 왜 이렇게 오래 기다려야 하나 싶었다. 그런데 사고 뒤에는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붉은등은 길을 막는 표시가 아니라 잠시 멈추라는 말이다. 그러면 적어도 무리한 선택은 하지 않는다.<br />
며칠 전에도 봉황교 앞에서 신호를 기다렸다. 아침 햇살이 다리 난간에 떨어져 붉은 꽃이 반짝였다. 차 안에 따뜻한 아침 공기가 흘러들어왔다. 운전대를 잡은 아내가 창밖을 보며 물었다.<br />
“저 꽃 이름 뭐예요?”<br />
찾아보았다.<br />
“사피니아래.”<br />
아내는 수긍했다. 그리고 다시 꽃을 바라보았다. 짧은 대화였는데도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만약 신호가 바로 바뀌었다면 그냥 지나쳤을 풍경이었다. 멈춘 덕분이다.<br />
사람은 늘 앞으로 가야 한다고 배운다. 빨리 가는 사람을 부러워한다. 막힘없이 풀리는 삶을 보면 성공했다고 말한다. 일마다 잘되고, 계획한 대로 흘러가고, 길 앞마다 파란불만 켜지면 마음도 함께 올라간다.<br />
하지만 그런 때일수록 사람은 주변을 놓친다. 속도가 붙은 마음은 브레이크를 늦게 밟는다. 앞만 바라보느라 옆자리에 앉은 사람 표정도 지나친다. 창밖 풍경도 흐릿해진다. 오늘 하루가 얼마나 평온했는지조차 모른다.<br />
얼마 전에 한 탈북민 유터뷰를 본 적이 있다. 남한에 와서 처음 KTX를 탔다고 했다. 창밖 산과 들을 오래 마음속에 간직하고 싶었다고 한다. 기차가 너무 빨랐다고 했다. 풍경이 순식간에 스쳐지나가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br />
“너무 빨라서 안 보여요.”<br />
그녀가 한 말이 오래 남아 있다.<br />
우리도 비슷하다. 남보다 앞서려는 마음이 커질수록 중요한 장면을 놓친다. 하루 종일 정신없이 살다보면 저녁에 기억나는 장면이 없다. 그날이 그날이기 때문이다.<br />
노란불은 묘하다. 아직 갈 수 있다는 생각을 남겨놓는다. 사람은 그 가능성 앞에서 욕심을 낸다. 내가 낸 사고도 그래서다.<br />
“이번 한 번만.”<br />
 그 말은 늘 위험한 순간 가까이에 있다.<br />
사고 뒤 며칠 동안 나는 운전할 때마다 노란불을 의식한다. 사고 당일은 그  노란불은 빨리 가라는 신호였고, 그 이후 신호등은 브레이크를 밟아라는 신호였다. 오늘 새벽에 종탑 앞에서 천천히 갔다. 아내가 웃으며 말했다.<br />
“왜 이렇게 천천히가요?"<br />
"그냥."<br />
잠시 조용했다. 창밖에는 아침동이 텄다. 천천히 가면서 얼마 전 개업한가게 앞에 붙은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는 글이 눈에 들어왔다. 입구 화분도 보였다. <br />
속도를 줄이면 볼거리가 많다.<br />
사람 인생도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일이 막히고 계획이 어그러지면 사람은 먼저 조급해진다. 왜 하필 지금인가 싶어진다. 멈춰 선 시간은 뒤처진 듯 느껴진다. 그러나 돌아보면 꼭 그런 시간에만 보이는 장면도 있다.<br />
숨을 크게 쉬게 되는 날이 있다. 요즘은 빨리 걷고 싶어도 빨리 걷지 못한다. 천천히 걸으면 음을 사물이 다 보인다. 그때 비로소 지나온 길을 돌아본다. 곁에 누가 있었는지도 본다. 어디를 향해 가는지도 다시 묻게 된다.<br />
빨간불은 늘 손해처럼 보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br />
그 앞에서 사람은 잠깐이라도 멈춘다. 멈춘 동안 고개를 든다. 그리고 이전에는 지나쳤던 풍경을 본다.<br />
오늘도 횡단보도 앞에 차들이 줄지어 섰다. 신호등 아래 숫자가 천천히 줄어든다.<br />
 "9, 8, 7."<br />
나는 그 숫자를 조용히 읽는다.<br />
 예전보다 조금 느린 마음으로.]]></description>
			<link>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251</link>
			<dc:creator>오형칠</dc:creator>
			<category><![CDATA[]]></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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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date>Fri, 22 May 2026 07:12:29 +0000</dc:date>
			<dc:subject></dc:subject>
		</item>
		<item>
			<title>할머니 자화상</title>
			<description><![CDATA[할머니의 슬픈 자화상<br />
<br />
장수는 축복이다.<br />
그렇다고 병든 몸으로<br />
오래 살라는 말은 아니다.<br />
백 세 시대라 말하지만<br />
중환자실이나<br />
요양원에 가보면<br />
장수가 꼭 축복만은<br />
아니라는 사실이다.<br />
몇 년 전<br />
아흔이 넘게 살다<br />
돌아가신 P를<br />
찾아간 적이 있다.<br />
상처한 뒤<br />
혼자 큰 집에 살았다.<br />
부유한 분이었다.<br />
아흔을 넘기자<br />
생활이 불편해졌다.<br />
가끔 자전거를 타고<br />
약국에 와<br />
신문을 읽었다.<br />
노인은<br />
아파트에 살지 않고<br />
자기 건물 삼 층에<br />
살았다.<br />
집은<br />
보온이 잘되지 않았다.<br />
난방은<br />
전기장판과<br />
전기난로에 의지했다.<br />
식사는<br />
근처 식당에서<br />
해결했다.<br />
교회에도<br />
몇 번 나왔다.<br />
자녀들은<br />
아버지가 혼자 사는<br />
모습이 가여워<br />
R 요양원에<br />
보냈다.<br />
홀아버지를<br />
혼자 두면<br />
무슨 일을 당할지<br />
몰라서<br />
선택한 길이었다.<br />
어느 주일 오후<br />
아내와 함께<br />
R 요양원을 찾았다.<br />
외곽지에 자리한<br />
요양원은<br />
넓은 잔디밭이 있고 <br />
시설도 양호했다.<br />
이 층에 올라가니<br />
이십 평 남짓한<br />
입원실에<br />
열댓 명 노인이<br />
누워 있었다.<br />
움직이는 이는<br />
오직 P 한 분뿐이었다.<br />
전에<br />
중환자실을<br />
두 번 방문했다.<br />
서울에서 한 번,<br />
김해에서 한 번.<br />
모두<br />
무의식 상태로<br />
산소호흡기를<br />
물고 있었다.<br />
이곳 요양원은<br />
산소호흡기만<br />
없을 뿐<br />
풍경은 같았다.<br />
마치<br />
마지막 천국행<br />
열차를 기다리는<br />
대합실 같았다.<br />
그래서 사람들이<br />
요양원 가기를<br />
싫어하는가 보다.<br />
요양원 이야기를 하니<br />
며칠 전<br />
한 할머니가<br />
떠오른다.<br />
이른 아침<br />
허리가 아프다며<br />
약을 달라고 했다.<br />
노화로 인한<br />
허리 통증에는<br />
특별한 약이 없다.<br />
상황을 설명하며<br />
근육이완제와<br />
소염진통제<br />
며칠 분을 드렸다.<br />
“외출할 때만<br />
드세요.”<br />
할머니는<br />
자기 나이가<br />
아흔이라 했다.<br />
겉보기엔<br />
못 걸을 정도로<br />
나쁘진 않았다.<br />
잠시 후<br />
다시 말했다.<br />
입안이 헐어<br />
아프다 했다.<br />
영양 부족을<br />
설명하며<br />
아비나 파스타를<br />
건넸다.<br />
할머니는<br />
말을 이어갔다.<br />
“다음엔<br />
이 약국에 와야겠네.”<br />
작은 친절에<br />
고마워했다.<br />
정에<br />
목말라 있었다.<br />
뜻밖의 말을<br />
꺼냈다.<br />
아들과 며느리가<br />
자기를<br />
요양원에 보내려고<br />
안달이라 했다.<br />
자기는<br />
가기 싫다고 했다.<br />
오 년 전<br />
약국 근처에서<br />
장신구를 팔던<br />
L도 그랬다.<br />
재산이 많았지만<br />
상처하자<br />
자식들이<br />
요양병원에<br />
보냈다.<br />
삼 년 전까진<br />
하루 한 번<br />
밖에 나왔지만<br />
지금은<br />
보이지 않는다.<br />
어떻게 살까.<br />
자식들을 만나지만 <br />
안부를<br />
묻지 못했다.<br />
다시 할머니 이야기.<br />
따뜻한 곳에 가면<br />
몸이 가렵다며<br />
약을 달라 했다.<br />
세티리진을 주며<br />
하루 한 번만<br />
드시라 했다.<br />
요양병원에<br />
가기 싫다는<br />
병들고<br />
경제력 없는<br />
할머니가<br />
힘없이<br />
문을 나섰다.<br />
그 뒷모습에서<br />
슬픈 자화상을<br />
보았다.<br />
아흔이라면<br />
자녀도<br />
예순은 넘었다.<br />
그래도<br />
함께 살아주면<br />
좋겠다.<br />
아흔 살 할머니는<br />
행복해 보이지 <br />
않았다.<br />
어느 정도<br />
건강을 유지해야<br />
백 세가<br />
축복이다.<br />
<br />
2026.1.18.<br />
God bless you!]]></description>
			<link>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224</link>
			<dc:creator>오형칠</dc:creator>
			<category><![CDATA[]]></category>
						<guid>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224</guid>
			<dc:date>Sun, 19 Apr 2026 11:02:10 +0000</dc:date>
			<dc:subject></dc:subject>
		</item>
		<item>
			<title>참 예쁘다</title>
			<description><![CDATA[사진이 참 예쁘다.<br />
<br />
가끔 나는 내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 사실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다. 미국이나 유럽의 문화가 한국 문화보다 훨씬 앞서 있다고 믿었다. 반세기 동안 우리가 너무 가난하게 살았기 때문이다. 1970~80년대만 해도 자가용을 가진 집은 드물었다. 1953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67달러였지만, 2026년에는 3만 5,880달러에 이르렀다. 한국은 미꾸라지에서 용이 된 나라다. 조선업, 반도체 메모리, 방위산업, 원자력 분야에서 한국이 빠진다면 세계는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된다. 이 정도로 국가 위상이 높아졌다면 우리는 이미 선진국일 수밖에 없다.<br />
인간은 삶이 풍요로워지면 미래를 더 멋지게 살고 싶어 한다. 레저와 스포츠, 여행과 사진에 관심을 돌린다. 나 역시 사진에 큰 흥미가 있다. 고가의 카메라로 직접 촬영하기보다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보정하는 데서 더 큰 즐거움을 느낀다. 그래서 한동안 사진 보정을 위해 포토샵을 공부했다.<br />
그러던 중 2025년 말, 혁명 같은 사건이 하나 일어났다. 챗GPT는 이미 존재하고 있었지만, 1월에 구글의 제미나이가 갑자기 등장했다. 디자인·건설·광고 분야에서 필수였던 포토샵은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챗GPT가 선보인 ‘지브리 스타일’은 엄청난 열풍을 일으켰다. 너도나도 지브리 스타일로 1%q%프로필 사진을 만들었고, 나와 아내도 예외는 아니었다.<br />
한 달 뒤 구글은 제미나이 플래시 2.5를 발표했다. 일정 시간 무료 사용이 가능하다는 소식에 세상은 말 그대로 뒤집어졌다. 유튜버들 사이에서도 큰 화제가 되었다. 사진 보정에 관심이 많던 나는 자연스럽게 제미나이에 빠져들었다. 프롬프트만 입력하면 증명사진도 멋지게 만들어 주었다. 그동안 포토룸이나 에픽 같은 앱을 사용했지만 늘 어딘가 부족했고, 제대로 쓰려면 유료 결제가 필요했다. 그것이 늘 마음에 걸렸다.<br />
그러다 챗GPT에게 프롬프트를 묻고, 그 답을 제미나이에 적용하기 시작했다.초보자인 나에게 프롬프트 작성은 쉽지 않았지만, “창가에 앉아 여유롭게 눈 내리는 광경을 바라보는 여인, 프롬프트를 알려 주세요”라고 물으면 챗GPT는 만족스러운 답을 내놓았다. 챗GPT는 이미지 생성에 시간이 걸리지만, 제미나이는 즉각 결과를 보여 주었다. 명령어에 따라 사진은 놀라울 정도로 잘 보정되었고, 특히 인물 사진은 매력적이었다.<br />
AI로 만든 사진은 대부분 호평을 받았다. 실물보다 예쁘게 나오기 때문이다. 자기 얼굴인데 더 아름답게 표현되니 싫어할 이유가 없다. 물론 간혹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지만, AI는 기본적으로 본인의 얼굴을 거의 그대로 유지한 채 더 보기 좋게 표현해 준다. 마치 결혼식 날 신부가 최고의 화장을 하고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되는 것과 비슷하다. AI가 해 주는 일은 바로 그런 ‘신부 화장’과 같다.<br />
제미나이로 사진을 만들 때 가장 어려운 점은 원래 얼굴을 유지하는 것이다. 아무리 잘 나와도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이면 의미가 없다. 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많은 프롬프트를 찾아보고 실험했다. 교인 스무 명가량의 AI 사진을 만들어 주었는데, 대부분 “너무 예쁘고 좋아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어떤 분은 카카오톡으로 감사 인사를 전했고, 어떤 분은 과일이나 점심으로 마음을 표현했다. 말로 고마움을 전하는 분도 많았다.<br />
가장 큰 수확은 인간관계가 더 가까워졌다는 점이다. 얼마 전 우리 교회에서 7년간 중국인 목회 사역을 하던 L 전도사가 사임했다. 위로의 마음을 어떻게 전할까 고민하다가 AI 메이크업 사진을 만들어 드리기로 했다. 경복궁 연못을 배경으로 한 사진 두 장과 여권사진 한 장을 전달했더니 “장로님, 사진 너무 예뻐요. 감사합니다”라는 답장이 왔다. 남을 기쁘게 하니 그 기쁨이 다시 내게 돌아왔다.<br />
인연을 쌓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내가 즐기는 이 AI를 통해 앞으로도 사람들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 “사진 참 잘 나왔습니다, 장로님.” 오늘은 또 누구의 사진을 만들어 줄까. 오늘 계단에서 K를 만났다."장로님, 최고예요." 나는 그에게 미소로 답했다.<br />
2026. 2. 8.<br />
God bless you!]]></description>
			<link>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223</link>
			<dc:creator>오형칠</dc:creator>
			<category><![CDATA[]]></category>
						<guid>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223</guid>
			<dc:date>Sun, 19 Apr 2026 11:01:10 +0000</dc:date>
			<dc:subject></dc:subject>
		</item>
		<item>
			<title>구피 양육기</title>
			<description><![CDATA[구피 양육기 <br />
<br />
오래전, 진영에서 금붕어를 <br />
키웠다<br />
처음에는<br />
보통 금붕어를 <br />
키우다가 <br />
붉은 오란다로<br />
바꾸었다<br />
오란다는 지느러미가 <br />
길고 색이 아름답고 <br />
유영하는 모습이<br />
여유롭다<br />
머리에는 혹이<br />
있고, 몸은 둥글고<br />
꼬리는 우아하다<br />
성격은 온순해<br />
이삼 년을 길렀다.<br />
어느 날 아침<br />
충격적인 장면을<br />
목격했다.<br />
오란다가 모두<br />
죽어 있었다.<br />
전날 동네에<br />
방역을 했다.<br />
모기와 파리가<br />
많았기 때문이다.<br />
하얀 포말로 변한 <br />
살충제가 열린 문을 <br />
통해 들어와 <br />
어항 속으로 <br />
스며들었다. <br />
그 탓에 오란다는 <br />
몰사하고 말았다. <br />
그 후로 잠시 <br />
금붕어를 키웠다. <br />
세월이 흘러, <br />
김해로 이사 온 지도 <br />
어느덧 삼십 년이 <br />
되었다.<br />
삼 년 전이다.<br />
아내가<br />
비닐팩을 들고<br />
들어왔다.<br />
“K가 구피를<br />
주었어요.”<br />
큰 유리그릇에<br />
모두 넣었다.<br />
에어펌프도 없이<br />
장난삼아 길렀다.<br />
한 달쯤 지나자<br />
새끼를 낳았다.<br />
그럭저럭 3년이 <br />
지났다.<br />
아들에게<br />
열 마리를<br />
주었다.<br />
문제가 생겼다.<br />
한 달에 한 번<br />
수십 마리씩<br />
새끼가 태어났다.<br />
감당하기<br />
어려웠다.<br />
어떤 녀석은<br />
밖으로 튀어나와<br />
죽기도 했다.<br />
아들은 구피에 빠졌다.<br />
어항을 새로 사고<br />
좋은 먹이와<br />
약도 구했다.<br />
우리 집에도<br />
새 어항을<br />
놓아 주었다.<br />
수초와 조약돌,<br />
조명까지<br />
갖추었다.<br />
넓은 어항속을<br />
헤엄치는 구피들을<br />
느긋하게 감상했다.<br />
퇴근 후,<br />
작은 즐거움이었다.<br />
몇 달 뒤<br />
이상한 일을<br />
발견했다.<br />
“왜 새끼를<br />
낳지 않을까?”<br />
아내에게 말했다.<br />
“잡아먹었나 봐요.”<br />
설마했으나, 사실이었다.<br />
배부른 암컷 둘에<br />
수컷 한 마리를 넣어<br />
따로 분리하여 두 곳을 <br />
만들었다.<br />
다음 날 아침,<br />
놀라운 광경을<br />
보았다.<br />
깨알 같은 새끼<br />
열네 마리가 보였다.<br />
그동안<br />
수많은 새끼를<br />
성어들이<br />
잡아먹은 셈이다.<br />
배부른 암컷을 계속 <br />
바꾸어 넣었다. <br />
그러자 <br />
계속 새끼를 낳았다.<br />
기쁨보다 걱정이 <br />
앞섰다.<br />
생명은 존귀하다.<br />
하지만,<br />
끝없이 늘어나는<br />
구피를<br />
어찌해야 할까?<br />
버릴 수도, <br />
키울 수도 없었다.<br />
다음날 아내가 불렀다.<br />
“저것 좀 봐요.”<br />
어항 한편에서<br />
치어 한 마리가<br />
지느러미를<br />
펄럭이고 있었다. <br />
그후 또 한 녀석을 <br />
발견했다.<br />
결국 몇 개월 동안 <br />
두 마리만<br />
살아남았다.<br />
직원 B에게<br />
물었다.<br />
“키워볼래?”<br />
처음에 망설이는 듯했으나 <br />
말했다.<br />
“네, 주세요.”<br />
또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br />
“희소식이예요.<br />
열다섯 마리<br />
또 낳았어요.”<br />
새 생명은 축복이지만, <br />
마냥 좋아할 수는 없었다.<br />
개미 떼처럼 많은 <br />
구피 새끼들이<br />
눈에 어른거린다.<br />
분양할 구피들을 <br />
패트병에 담았다.<br />
"너희들 잘 자라라."<br />
마지막 먹이를 <br />
넣어주었다.<br />
비록 미물이지만,<br />
 '오는 정은 몰라도, <br />
가는 정은 안다'는 <br />
우리 속담이 마음에 <br />
와닿는다.<br />
2026년 2월 22일<br />
God bless you!]]></description>
			<link>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222</link>
			<dc:creator>오형칠</dc:creator>
			<category><![CDATA[]]></category>
						<guid>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222</guid>
			<dc:date>Sun, 19 Apr 2026 10:59:50 +0000</dc:date>
			<dc:subject></dc:subject>
		</item>
		<item>
			<title>위대한 한국</title>
			<description><![CDATA[위대한 한국<br />
<br />
여러분은 국뽕을 아는가.<br />
나도 처음엔 몰랐다.<br />
자기 나라가 최고라 여기는<br />
의식이며, 과장된 자부심이다.<br />
나는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br />
우리나라를 다시 보았다.<br />
88올림픽 이후 여러 나라를<br />
직접 방문하고 느꼈다.<br />
유럽은 오래된 선진국이라,<br />
모든 면에서 앞선 줄 알았다.<br />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br />
이탈리아에서는 소매치기를<br />
조심하라는 말을 들었다.<br />
미국에서는 아이를 혼자<br />
학교에 보내지 말라는 <br />
말도 들었다.<br />
밤에는 공원을 혼자 걷기<br />
어렵다는 이야기도 있었다.<br />
나는 그런 불편조차,<br />
선진국의 특징이라 여겼다.<br />
부정적인 면도 받아들였다.<br />
한국은 2021년,<br />
공식 선진국이 되었다.<br />
역사는 짧지만, 발전 속도는<br />
세계적으로 드물다.<br />
1960년 국민소득은<br />
79달러에 불과했다.<br />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br />
외국인들은 한국을 보며<br />
놀라워했다.<br />
전쟁의 폐허에서,<br />
어떻게 이렇게 발전했는지<br />
감탄을 아끼지 않는다.<br />
외국 전문가 다섯 명은,<br />
한국 사회의 신뢰와<br />
효율성을 강조했다.<br />
독일 건축가는 편의점과<br />
무인 상점을 보고,<br />
신뢰 사회라 말했다.<br />
프랑스 요리 연구가는<br />
배달 서비스와 정성에,<br />
장인정신을 느꼈다.<br />
미국 소방관은 저렴한<br />
의료비에 놀랐다.<br />
돈 걱정 없는 치료를,<br />
진정한 선진국이라 했다.<br />
미국은 응급차 비용이<br />
약 백만 원에 이른다.<br />
하지만 한국의 119는<br />
무료로 운영된다.<br />
프랑스에서는 진료까지<br />
몇 달이 걸리기도 한다.<br />
호주 전문가는 서울 교통을<br />
예술 작품이라 표현했다.<br />
일본 기자는 인터넷 속도와,<br />
격차 없는 환경에 놀랐다.<br />
이 모든 발전은,<br />
한국인의 노력 덕분이라 했다.<br />
오늘의 대한민국은<br />
국민이 만든 결과다.<br />
외국인들이 놀라는 것은<br />
이뿐만이 아니다.<br />
밤에도 비교적 안전하고,<br />
거리도 깨끗하다.<br />
식당은 반찬을 더 주고,<br />
대중교통은 정확하다.<br />
편의점은 어디에나 있다.<br />
분실물도 잘 돌아온다.<br />
배달 문화도 매우 빠르다.<br />
한국은 안전하고 편리하며,<br />
서비스 수준이 높다.<br />
이 모든 것은 당연하지 않다.<br />
수많은 노력의 결과다.<br />
우리는 지금,<br />
가장 풍요로운 시대를 산다.<br />
세계 경제 상위 국가이며,<br />
자유민주주의 국가다.<br />
이 현실은 소중하다.<br />
우리가 누리는 일상은,<br />
결코 당연하지 않다.<br />
세계가 인정한 성취다.<br />
위대한 한국은<br />
멀리 있지 않다.<br />
지금 우리가 사는<br />
이 나라 자체다.<br />
2026년 3월 22일.<br />
God bless you.]]></description>
			<link>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221</link>
			<dc:creator>오형칠</dc:creator>
			<category><![CDATA[]]></category>
						<guid>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221</guid>
			<dc:date>Sun, 19 Apr 2026 10:58:58 +0000</dc:date>
			<dc:subject></dc:subject>
		</item>
		<item>
			<title>소동, 결혼주례</title>
			<description><![CDATA[주례 없는 예식, 그리고 어느 여름날의 소동<br />
​요즘 결혼식장에는 주례석이 비어 있는 풍경이 낯설지 않다. 주례자의 장황한 훈화 대신 신랑 신부가 서로에게 쓴 편지를 낭독하거나, 양가 부모님이 자녀의 앞날을 축복하며 전하는 진솔한 축사가 그 자리를 채운다. 시대가 변한다지만 예식의 풍경이 이토록 극적으로 달라질 수 있나 싶어 문득 격세지감을 느낀다. 이는 예식의 권위와 격식보다는 당사자들의 개성과 진정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의 변화일 것이다.<br />
​청첩장 문화 역시 몰라보게 바뀌었다. 정성껏 봉투에 담긴 종이 청첩장 대신, 이제는 계좌번호가 적힌 모바일 청첩장을 받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급격히 확산된 이 변화는, 예전 같으면 다소 노골적이고 무례하게 여겨졌을 행동을 서로의 번거로움을 덜어주는 합리적인 배려로 바꾸어 놓았다. 기쁨을 나누는 잔칫날뿐 아니라 슬픔을 나누는 부고장에도 계좌번호를 첨부하는 일이 흔해졌다. 경제적 실용주의가 오랜 세월 지켜온 명분과 격식을 앞지르는 시대의 흐름을 실감한다.<br />
​결혼 이야기를 더 깊이 들여다보면 우리 사회의 현실은 실로 준엄하다. ‘인구 절벽’이라는 단어가 결코 수사가 아님을 매년 통계가 증명하고 있다. 혼인 건수는 줄고 연령은 높아지며, 아이들의 울음소리는 점점 귀해졌다. 그럼에도 나는 결혼이 여전히 권할 만한 가치 있는 선택이라 믿는다. 소크라테스는 “좋은 배우자를 만나면 행복해지고, 그렇지 않으면 철학자가 된다”라고 말했다. 행복을 얻든 지혜를 얻든, 결혼은 인간을 성장시키는 소중한 과정이기 때문이다.<br />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20대의 대부분은 미혼이고, 30대 역시 절반가량이 혼자다. 40대에 홀로 사는 비율도 적지 않다. 이제 비혼과 미혼은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니다. 이런 변화를 보며 문득 오래전 기억 하나가 떠오른다.<br />
​당시만 해도 결혼식에서 주례자는 필수적인 존재였다. 주례 없는 결혼식은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시절이었다. 어느 날 교회 청년 K가 찾아와 결혼 소식을 전했다. 성실한 청년이었기에 진심으로 축하를 건넸다. 두 사람은 참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고, 나는 따뜻한 덕담을 전했다. 그것이 전부인 줄 알았다. 그 만남이 폭풍 전의 고요함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br />
​한 달 뒤 무더운 여름날, 주일 예배를 마치고 쉬고 있는데 전화기 벨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br />
“장로님, 시간이 되었습니다. 어서 오셔야 합니다!”<br />
영문을 몰라 묻자, 수화기 너머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br />
“오늘이 제 결혼식입니다!”<br />
​순간 벼락을 맞은 기분이었다. 시계를 보니 예식 시간이 임박해 있었다. 급히 달려간 결혼식장은 인근 농협 2층이었다.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주례자도, 신부도 나타나지 않아 신랑은 사색이 되어 있었다. 신부는 교통체증에 갇혀 늦어지고 있었고, 주례자는 아예 정해지지도 않은 상태였다. K는 내게 정식으로 주례 부탁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아마도 내 마음을 당연히 알 것이라 여긴 착각이었으리라.<br />
​나는 급히 목사님께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다행히 목사님은 흔쾌히 승낙하셨고, 신부가 늦어진 덕분에 가까스로 시간을 맞출 수 있었다. 결국 예식은 무사히 마무리되었다. 그 후로 그 부부와는 연락이 끊겼다. 세월이 흘러 그들이 어떻게 사는지 알 수 없으나, 아마도 지금쯤은 중년의 부모가 되어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br />
​만약 지금처럼 주례 없는 결혼식이 대세였다면 그런 소동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기억은 여전히 서늘하게 남아 있다. 인생에는 늘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고, 그날의 소동은 형식보다 중요한 삶의 태도를 가르쳐 주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사람 사이의 명확한 소통과 진심 어린 예우다.<br />
​2026년 어느 봄날, 텅 빈 주례석을 보며 그날을 회상한다. 시대는 변하고 예식의 형태는 달라져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구하고 그 도움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삶의 본질만큼은 변하지 않기를 바라본다.]]></description>
			<link>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220</link>
			<dc:creator>오형칠</dc:creator>
			<category><![CDATA[]]></category>
						<guid>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220</guid>
			<dc:date>Sun, 19 Apr 2026 10:57:49 +0000</dc:date>
			<dc:subject></dc:subject>
		</item>
		<item>
			<title>왕릉과 왕능</title>
			<description><![CDATA[왕능과 왕능 이야기<br />
<br />
약국 근방에 과일 가게가 많다. <br />
요즘 외국을 상대하는 가게가 많이 생겼다. 외국인 일반 마트는 더 많다. 자기 나라 토산품을 파는 가게가 우후죽순처럼 생겼으나 원조인 A마트는 가게를 접고 새 주인에게 넘겼다. 외국인 가게마다 자기나라 과일들이 넘친다. Y청과는 50년이된 이 동네에서 가장 오래되었다. <br />
우리 약국도 30년이 넘었는데 Y청과는 40년이 넘었다. 그 청과점은 내가 산책하는 첫 사거리에 있다. <br />
여주인은 남편을 잃은 후 그처 빈 태국식당을 구매했다. 원래 가게는 구제가게가 되었다. <br />
여주인은 새 가게를 수리하여 거기에 개업했다. 간판, 윈도우, 내부를 모두 인테리어업체에 맡겨 새 가게로 만들었다. 가게는 화려하고 더 넓다. 특히 상호가 눈에 잘 들어온다.<br />
3~4개월되었다. 그 가게 앞을 지나갈 때마다 눈에 거슬리는 상호를보면 마음이 불편했다. 맞춤법이 틀렸다. 무려 열 한군데다. 예전 가게에서도 오래된 맞춤법이 틀린 상호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br />
"왕능청과."<br />
왕능이 아니고 왕릉이다. 혹시 내가 잘못 알았나 싶어 확인해보았다. 역시 왕릉이 맞단다.<br />
맞춤법이 틀린 상호를 버젓이 내걸고 영업하는 가게 주인이 무심하게 느꼈다. 더욱이 수많은 외국들이 지나가는 거라다.<br />
기회를 잡아 한 번 말해줘야지 했지만 마음밖에 없었다.<br />
여주인과 함께 일하는 동생을 몇 번 만났지만 기회를 놓쳤다.<br />
마침내 기회가 왔다. 평소 자주 약국에서 가글을 산다. 어제 아침에 혼자 왔다.<br />
이때다 싶어 말했다.<br />
"한글 맞춤법이 틀렸어요."<br />
"맞는데요."<br />
자기 가게 이름 왕능이 맞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왕능과 왕릉은 뜻이 다르다고 했다.<br />
"두 가지 말이 있어요."<br />
금시초문이다. 여태 왕릉을 잘못 적어 왕능이라고 쓰는 줄 알았다.<br />
의아스럽게 생각하며 알아보았다.<br />
정말 두 가지 단어가 표기되어 있다.<br />
하나는 왕릉 또 하나는 왕능이었다. 왕의 묘, 또 하나는 왕의 능력이었다. <br />
하지만 왕능이라는 말은 한국에서 99% 쓰지 않는다고 했다.<br />
그럼왜 굳이 한국에서 거의 쓰지 않는 말을 상호로 썼을까.<br />
점심 때 왕릉에 갔다오면서 모든 사실을 이야기했다.<br />
그래도 납득할 수 없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한국 사람 99%가 사용하지 않는 말은 맞다고 주장할 수 없다. 40년 전에 왕릉과 가까운 이 곳에  작은 구멍가게를 인수할 때 그 주인이 왕능이라고 작명했다고 했다. 그렇게 말하면서 왕능이 맞단다. 왕릉이 가까운 이곳에 작명할 때 왕릉을 상징하는 상호를 넣어야 외우기 쉽고 말하기 쉽다. <br />
왕릉을 왕능으로 잘못 표기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 가게 주인이 쓰도 않는 왕의 능력을 상기하면서까지 왕능이라고 작명할 가능성은 희박하다.<br />
이렇게 장황하게 설명해도 가게 주인은 내 말을 수용하지 않았다.<br />
이건 자존심도 아니고 체면과도 아무 관계가 없다.<br />
내 설명을 듣고도 왕릉을 왕능으로 잘못 표기했을 가능성이 많다는 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br />
남이야 왕능이라 쓰던 왕릉이라고 쓰던 쓸데없는 걱정하지 말라는 어투였다.<br />
99%가 안 쓰는 말은 틀린 말이다.<br />
1970년 인수한 그 작은 가게 주인이 99%가 쓰지 않는 '왕의 능력'이라는 뜻으로 왕능을 쓸 가능성은 별로 없다. <br />
지금 주인은 그 사람이 맞춤법을 몰라서 그렇게 쓸 가능성이 말은 결코 하지 않았다.<br />
두음법칙으로 왕릉이 맞다.<br />
지금 우리는 왕의 능력이라는 말을 표현할 때 '왕능'이라고 하지 않 과 왕의 능력이라고 쓴다. <br />
왜 간판이나 현수막에 쓰인 맞춤법이 틀린 글들이 자꾸 눈에 들어온다. 병일까?]]></description>
			<link>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219</link>
			<dc:creator>오형칠</dc:creator>
			<category><![CDATA[]]></category>
						<guid>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219</guid>
			<dc:date>Sun, 19 Apr 2026 10:56:14 +0000</dc:date>
			<dc:subject></dc:subject>
		</item>
		<item>
			<title>형 오동환 장로를 추모하며</title>
			<description><![CDATA[형, 오동환 장로를<br />
추모하며 <br />
<br />
​형님은 지난 2019년 4월, <br />
화사한 봄날에 눈을 <br />
감았다.<br />
장례는 4월15일에 치렀다.<br />
​아파트 앞 벚꽃길을<br />
몇 번 지났는데,<br />
어느덧 육 년이<br />
흘렀다.<br />
요즘도 형님은<br />
내 꿈속을 찾아온다.<br />
​근엄한 그 얼굴은<br />
이별하는 날 이전으로<br />
나를 돌려놓았다.<br />
형님은 곁을 떠났으나<br />
내 마음속에 살아있다.<br />
​형님이 새벽마다 앉아<br />
기도하시던 그 자리에<br />
자꾸만 내 눈이 머문다.<br />
비록 지금은 다른 분이<br />
그 자리를 채우고 있지만,<br />
형님 숨결은 살아있다.<br />
​내가 태어난 지 불과<br />
삼 개월 되었을 때<br />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br />
나와 열 살 차이인<br />
형님은 형이 아닌<br />
아버지로 역할했다.<br />
​늘 형님은 ‘아버지’라는 <br />
이름을 가슴에 품고 살았다.<br />
누나, 작은형, 나는 형을 <br />
무서워했다. <br />
"오빠한테 말할거야."<br />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br />
약대를 졸업했다.<br />
자녀들이 있었음에도<br />
두 동생을 공부시켰다.<br />
​1960년대, 동생들을<br />
서울로 유학시키는 일은<br />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br />
풍요로운 지금도 자식 둘을 <br />
서울 유학시키기는 <br />
부담스럽다.<br />
​중학교 시절이다.<br />
월사금을 못 낸 아이들을<br />
학교에서 돌려보냈다.<br />
열 평 남짓한 약국에서<br />
형수님은 돈 서랍을 열어<br />
학비를 꺼내주었다.<br />
​그때는 그 고마움을<br />
제대로 알지 못했다.<br />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br />
그 장면이 눈에 선하다.<br />
정성으로 뒷바라지하던<br />
형님과 형수님.<br />
​그 희생 덕분에<br />
나는 약사가 되었고,<br />
지금까지 아내와 함께<br />
주 안에서 평안하게 <br />
살고 있다.<br />
이 모든 것은 형님이 했다.<br />
​내 삶은 형님과 형수님께서<br />
내게 뿌려준 씨앗이 맺은<br />
열매라고 믿는다.<br />
형님은 대단한 분이었다.<br />
​약사로서, 장로로서<br />
형님은 늘 한결같았다.<br />
열여섯 곳에 교회를 세워<br />
주님을 위해 헌신하신<br />
그 뜨거웠던 발자취는<br />
영광이요 자부심이다.<br />
​서울에서 공부하던 시절,<br />
어머니와 우리 형제에게<br />
“신앙생활 잘해야 한다”<br />
아울러 생이 얼마 남지 <br />
않은 할머니에게 <br />
잘 하라고 당부하던 형님 편지.<br />
형님은 말보다 행동으로<br />
신앙을 보였다.<br />
​서울신학대학교에는<br />
‘동혜장학회’를 만들었고<br />
땅까지 기부했다.<br />
기도와 헌신 때문에<br />
자녀들은 훌륭하게<br />
되었다.<br />
​세 자녀가 박사 학위를<br />
받고, 막내 사위 또한 의사 <br />
장로가 되었으니<br />
천국에 계신 형님께서<br />
얼마나 기뻐할까. <br />
​나와 작은형 또한<br />
형님 뒤를 이어<br />
장로 직분을 받았고,<br />
형님이 닦아놓은<br />
그 길을 따라서<br />
믿음을 경주한다.<br />
​내 아들이 장로가 되길<br />
간절히 바라던 소원도<br />
그대로 이루었다.<br />
조카 은현이까지 장로가<br />
되어 가문을 빛내니<br />
형님 기도는 헛되지 않았다.<br />
​다만, 조카들이 품은<br />
숙제 하나가 있다.<br />
코로나 시국이 겹치면서<br />
교회적으로 추도 예배를<br />
제대로 드리지 못한 점이다.<br />
​형과 형수가 저세상 사람이 <br />
된 후 나와 조카들 사이에 <br />
틈이 생겼다. 인지상정이다.<br />
슬퍼하거나 아쉬워할 일은 <br />
아니다.<br />
​형님 내외분은<br />
나와 조카들 사이를<br />
이어주던 동아줄이었다.<br />
​어제는 둘째 조카인<br />
성현이에게 연락이 왔다.<br />
김해까지 내려오지 못해<br />
저희끼리 추모하겠다고 <br />
했다.<br />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br />
​형님이 자주 꿈에<br />
나타나는 까닭은<br />
내 삶에 형님이 미친<br />
영향이 그만큼 크기 <br />
때문이다.<br />
​어제도 어떤 손님이<br />
약국에 와서 말했다.<br />
“약국 참 오래 하시네요,<br />
하나도 안 변하셨어요.”<br />
​지금 내 얼굴을 10년 전 <br />
형님 얼굴로 착각한다.<br />
이런 말을 가끔 듣는다.<br />
형님을 닮았다는 사실이 <br />
오히려 자랑스럽다.<br />
​형님이 교회에 기증한<br />
대형 버스와 인쇄기,<br />
모니터와 ‘동해실’을<br />
볼 때마다 형님 숨결을 <br />
느낀다.<br />
동해실에 걸린 형님 사진을 <br />
보면 숙연해진다. <br />
​지금 교회 교역자들은<br />
형님을 아는 분이 별로 없다.<br />
비록 형님은 떠났으나<br />
남긴 신앙 유산과<br />
깊은 사랑은<br />
교인들 마음속에 흐른다.<br />
​이제 이 글을 통해 <br />
형님을 추모한다.<br />
“형님, 아버지를 대신해<br />
저를 지켜주셔서 참으로<br />
감사합니다. 저를 약사로,<br />
장로로 키워주셨습니다.”<br />
​명절에 공원묘지에서<br />
생생하게 기도하던<br />
형님 영상을 보았다.<br />
솔베이지 노래와 함께<br />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보니<br />
마음이 가라앉는다.<br />
​오늘 밤 꿈속에서<br />
형님을 다시 뵙는다면,<br />
꼭 그 말을 해야겠다.<br />
“형님, 보고 싶습니다.”<br />
​조카들은 이제 노년을<br />
향해 가는 연륜이지만,<br />
내게는 여전히 조카다.<br />
세월이 가도 혈연 관계는 <br />
변치 않는다.<br />
​“형님, 고맙습니다.<br />
세욱이, 현주,성현이,<br />
미현이 이름을 <br />
불러가며 <br />
새벽마다 <br />
기도합니다.”<br />
​2026.4.13.<br />
동생 오형칠 올림.<br />
God bless you!]]></description>
			<link>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218</link>
			<dc:creator>오형칠</dc:creator>
			<category><![CDATA[]]></category>
						<guid>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218</guid>
			<dc:date>Sun, 19 Apr 2026 10:54:52 +0000</dc:date>
			<dc:subject></dc:subject>
		</item>
		<item>
			<title>반려견 이야기</title>
			<description><![CDATA[반려견 이야기 <br />
<br />
요즘 '개는 훌륭하다'는 화면을 자주 본다.<br />
전에도 가끔 보았지만, 지금처럼 재미있게 보지 않았다. '개통령'이라는 강형욱 훈련사는 대단한 인물이다. 몸에 밴 카리스마를 견공들도 알아본다. 그는 일본, 호주, 노르웨이에서 반려견 훈련 연수 교육을 받은 우리나라 최고의 반려견 훈련사다.<br />
나도 모르게 그분 능력에 매료되었다. 나는 개를 좋아하지만 몰두하지는 않는다.<br />
오래전, 두 번 개를 키워봤다.<br />
지인이 주먹만 한 강아지 한 마리를 주었다. 약국에서 장난삼아 키웠다. <br />
"먹이 많이 주지 마세요."<br />
이 말을 진리라고 생각하며 하루에 사료 다섯 알을 먹였다. 정말 작았다. 강아지는 하루 내내 약국에 있었다.<br />
어느 월요일 아침, 약국에 가니 강아지가 죽어버렸다. <br />
"왜 죽었지!"<br />
강아지 옆에 찢겨진 쥐약 봉지가 있었고 쥐약이 밖으로 흩어져 있었다.<br />
즉각 내 잘못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br />
약국에 강아지 먹거리가 없었다. 너무 배가 고파서 쥐약 봉지를 터뜨려 쥐약을 먹고 생을 마감한 것이다.<br />
죄송하고 미안했다. 꼬마 강아지를 준 분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그분은 귀가 쫑긋한 흰 강아지 한 마리를 다시 주었다. '똘이'를 뒷마당에서 몇 개월 잘 키웠다. 문제가 생겼다. 너무 빨리 자랐다. 감당할 수 없어 다른 사람에게 주었는데 며칠 동안 새벽마다 약국 앞에서 나를 기다렸다. 후문에 그 사람은 똘이를 잡아먹었다고 한다. 씁쓸했다.<br />
그 후 개를 키우지 않는다.<br />
서양인들은 개에게 유산을 준다는 기사를 보았다.<br />
이 영상을 보면서 느낀 점이 많다. <br />
사람은 사람 영역이 있고 개는 개 영역이 있다. 수많은 애완견 중에 약 10%는 말썽쟁이다.<br />
입질하거나 공격성을 보이거나 짖는 개들은 대부분 개 주인에게 문제가 있다. 훈련사는 말했다.<br />
"개를 존중하되 존경하지 말라."<br />
개 목이 아플까 봐 목줄을 못하거나 잡아당기지 못하는 견주는 되지 말라고 강조했다.<br />
개가 사람보다 서열이 높다고 생각하면 자제할 줄 모르는 개가 된다고 했다.아무리 사나운 개라도 교육 몇 번으로 순종하는 개로 변화시키는 광경을 수없이 많이 보았다. 훈련사에게 존경심마저 생겼다. 그분 훈련 방식은 어렵지 않았다.<br />
먼저 사나운 작은 개에게 입마개를 한 후 목줄을 짧게 잡고 개에게 몸을 갖다 댔다. 바디 블로킹이다. 개는 발버둥 쳤다. 몇 번 계속하니 이 사람은 나보다 강하다고 느끼면서 옆에 가만히 앉았다. 개 목줄과 입마개가 훈련 도구로 사용되었다. 개 목줄을 어떻게 컨트롤하느냐가 훈련의 초점이었다.<br />
절대 개가 하고 싶어 하는 대로 하게 내버려 두지 않았다. 주인이 허락지 않으면 소파에 올라오지 못하게 했다. 개 습성과 태도를 모두 읽을 줄 알았다. 산책을 철저히 강조했다.<br />
개가 산책하는 법이 따로 있었다.<br />
꾸준히 훈련을 받는 개만이 주인에게 사랑을 받았다.<br />
90%의 애완견은 주인 말에 복종하지만 10% 정도는 주인 말에 반항하는 강아지들이다.<br />
사냥개, 경찰견, 군견은 주인 말을 절대로 거스르지 않는다.<br />
말썽쟁이 개들은 훈련으로 순종하는 개들로 만들 수 있다.<br />
개통령이 말썽쟁이 개를 복종하는 개로 만드는 과정은 신비롭고 흥미진진하게 시청했다.<br />
말썽쟁이 개가 문제가 아니라 개를 존경하지 않는 견주가 문제였다.<br />
이런 예도 있다. 촬영하러 애완견 보호자 집에 갔다. 작은 흰 개 한 마리와 좀 큰 개 한 마리가 초인종 소리를 듣고 현관에 나왔다. 훈련사가 현관에 들어서자 무섭게 짖었다. 손님을 물지 않도록 만든 칸막이를 열자 흰 개가 먼저 현관에 나왔다. <br />
일반인은 개가 무서워 뒷걸음질하지만 개통령은 개 심리를 훤히 알고 버티고 서서 개와 맞섰다. 오히려 두 발로 개를 코너로 밀어붙였다. 서너 차례 그렇게 하니 앙칼지게 짖던 개가 주춤하며 훈련사 앞에 가만히 서 있었다. 강아지는 한 번도 이런 경험을 하지 못했다. 개는 이 사람은 나보다 강하다고 인식한 후 훈련사 앞에서 가만히 앉았다.<br />
한국에 반려견 수는 900만 마리로 추정한다. 약 10%가 문제가 있다고 하면 90만 마리 개 보호자는 이 영상을 보면 좋겠다.아무리 생각해도 개가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다.<br />
인간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훌륭한 개도 될 수 있고 나쁜 개도 될 수 있다. <br />
2026.3.8.<br />
God bless you!]]></description>
			<link>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189</link>
			<dc:creator>오형칠</dc:creator>
			<category><![CDATA[]]></category>
						<guid>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189</guid>
			<dc:date>Wed, 18 Mar 2026 11:18:28 +0000</dc:date>
			<dc:subject></dc:subject>
		</item>
		<item>
			<title>위대한 한국</title>
			<description><![CDATA[위대한 한국<br />
<br />
여러분은 국뽕을 아는가.<br />
나도 처음엔 무슨 말인지<br />
몰랐다. 국뽕이란 자기<br />
나라가 최고라고 여기는<br />
의식이며 때로는 과장된<br />
자부심을 뜻한다.<br />
나는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br />
우리나라를 객관적으로<br />
바라보았다.<br />
88올림픽 이후 홍콩과<br />
대만, 마카오, 중국,<br />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와<br />
서유럽, 동유럽 여러<br />
국가를 방문했다.<br />
유럽은 오랜 역사와 부를<br />
가진 선진국이므로 모든<br />
면에서 한국보다 훨씬<br />
낫다고 생각했다.<br />
그러나 실제로는 예상과<br />
다른 이야기들을 들었다.<br />
이탈리아에서는 자전거<br />
도둑과 소매치기가 많으니<br />
여권을 잘 챙기라는 말듧ㅃㅂ이다.<br />
미국에서는 아이를 혼자<br />
학교에 보내지 말라는<br />
조언도 받았다. 밤에<br />
공원을 혼자 다니기<br />
어렵다는 말도 했다.<br />
나는 그런 불편마저<br />
선진국이니까 그런가<br />
보다 하고 받아들였다.<br />
부정적인 요소조차도<br />
선진국의 특징이라고<br />
여겼다.<br />
한국은 2021년 7월 2일<br />
공식적으로 선진국<br />
반열에 올랐다. 서구<br />
유럽보다 역사적 연륜은<br />
짧지만 발전 속도는<br />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br />
1960년 한국의 국민소득은<br />
79달러에 불과했다.<br />
미꾸라지가 용이 된<br />
나라라는 표현이 어울린다.<br />
우리는 평범하다고 느끼지만<br />
외국인들은 한국인의<br />
일상을 보고 놀라움을<br />
감추지 못한다. <br />
전쟁으로<br />
폐허가 되었던 나라가<br />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br />
발전했는지 감탄한다.<br />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br />
전문가 다섯 명은 한국<br />
사회의 신뢰와 효율성을<br />
공통적으로 강조하였다.<br />
독일 건축가는 24시간<br />
편의점과 무인 상점을<br />
보며 신뢰 사회임을<br />
느꼈다고 말했다.<br />
프랑스 요리 연구가는<br />
완벽한 배달 서비스와<br />
정성 어린 응대에서<br />
장인정신을 보았다고<br />
감탄했다.<br />
미국 소방관은 저렴한<br />
응급실 비용에 놀라며<br />
돈 걱정 없이 치료받는<br />
의료 시스템을 진정한<br />
선진국의 모습이라 했다.<br />
미국에서는 응급차를<br />
부르면 약 100만 원이<br />
들지만 한국의 119는<br />
무료다.<br />
프랑스 여성은 자국에서<br />
의료비는 거의 무료지만<br />
의사를 만나기까지<br />
6개월이 걸린다고 했다.<br />
차라리 비용을 내고<br />
바로 치료받고 싶다고<br />
말할 정도였다.<br />
호주 교통 공학자는<br />
서울 지하철과 버스를<br />
예술 작품이라 표현했다.<br />
효율성과 편리함, 합리적<br />
요금을 모두 갖춘 세계<br />
최고 수준이라 평가했다.<br />
일본의 IT 전문 기자는<br />
초고속 인터넷과 도시와<br />
농촌 간 격차가 거의<br />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br />
받았다고 전했다.<br />
이들은 이러한 발전이<br />
어려움을 극복하고 끊임없이<br />
노력해 온 한국인들의<br />
헌신 덕분이라고 입을<br />
모았다.<br />
지금의 대한민국은<br />
국민들이 만들어 낸<br />
위대한 결과다.<br />
외국인들이 놀라는 요소는<br />
이 밖에도 많다. 밤늦은<br />
시간에도 비교적 안전하게<br />
혼자 거리를 걸을 수 있다.<br />
식당에서는 무료 반찬이<br />
제공되고 부족하면 더<br />
요청할 수 있다. 대중교통은<br />
정확한 시간에 운행되며<br />
요금도 저렴하다.<br />
거리와 공공장소는<br />
깨끗하게 관리되고<br />
곳곳에 있는 편의점은 <br />
편리하다. 분실물을<br />
되찾는 경우가 많다는<br />
점도 신뢰하는 사회라는 증거다.<br />
빠른 인터넷과 발달한<br />
디지털 환경, 집에서<br />
다양한 음식을 빠르게<br />
받아볼 수 있는 배달<br />
문화도 특별한 경험으로<br />
평가된다.<br />
전반적으로 한국은<br />
안전하고 편리하며<br />
서비스 수준이 높은<br />
나라라는 결론에 이른다.<br />
약국에서 약을 배달받거나<br />
생필품을 문 앞에 두고<br />
가는 방식도 자연스럽다.<br />
외국인이 많은 지역에서도<br />
물건이 사라지지 않는<br />
경우가 많다.<br />
그들 또한 이런 문화를<br />
신뢰하며 적응해 간다.<br />
우리는 단군 이래 이렇게<br />
풍요롭게 살아본 적이<br />
없다.<br />
한국은 세계 경제 규모<br />
10위권의 국가이며<br />
자유민주주의 기반의<br />
나라다.<br />
AI에게 한국이 사회주의<br />
국가가 될 가능성을<br />
묻자 대답은 단호하게<br />
“NO”였다.<br />
이 현실을 생각하면<br />
오늘의 대한민국이<br />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br />
느끼게 된다.<br />
이래도 국뽕이 생기지<br />
않겠는가. 우리가 누리는<br />
일상은 결코 당연한 것이<br />
아니다.<br />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과<br />
노력 위에 세워진 결과이며<br />
세계가 인정하는 성취다.<br />
위대한 한국은 먼 곳에<br />
있지 않다. <br />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br />
나라 자체다.<br />
2026년 3월 22일<br />
God bless you!]]></description>
			<link>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186</link>
			<dc:creator>오형칠</dc:creator>
			<category><![CDATA[]]></category>
						<guid>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186</guid>
			<dc:date>Wed, 18 Mar 2026 03:22:27 +0000</dc:date>
			<dc:subject></dc:subject>
		</item>
		<item>
			<title>구피 양육기</title>
			<description><![CDATA[구피 양육기 <br />
<br />
오래전, 진영에서 금붕어를 <br />
키웠다<br />
처음에는<br />
보통 금붕어를 <br />
키우다가 <br />
붉은 오란다로<br />
바꾸었다<br />
오란다는 지느러미가 <br />
길고 색이 아름답고 <br />
유영하는 모습이<br />
여유롭다<br />
머리에는 혹이<br />
있고, 몸은 둥글고<br />
꼬리는 우아하다<br />
성격은 온순해<br />
이삼 년을 길렀다.<br />
어느 날 아침<br />
충격적인 장면을<br />
목격했다.<br />
오란다가 모두<br />
죽어 있었다.<br />
전날 동네에<br />
방역을 했다.<br />
모기와 파리가<br />
많았기 때문이다.<br />
하얀 포말로 변한 <br />
살충제가 열린 문을 <br />
통해 들어와 <br />
어항 속으로 <br />
스며들었다. <br />
그 탓에 오란다는 <br />
몰사하고 말았다. <br />
그 후로 잠시 <br />
금붕어를 키웠다. <br />
세월이 흘러, <br />
김해로 이사 온 지도 <br />
어느덧 삼십 년이 <br />
되었다.<br />
삼 년 전이다.<br />
아내가<br />
비닐팩을 들고<br />
들어왔다.<br />
“K가 구피를<br />
주었어요.”<br />
큰 유리그릇에<br />
모두 넣었다.<br />
에어펌프도 없이<br />
장난삼아 길렀다.<br />
한 달쯤 지나자<br />
새끼를 낳았다.<br />
그럭저럭 3년이 <br />
지났다.<br />
아들에게<br />
열 마리를<br />
주었다.<br />
문제가 생겼다.<br />
한 달에 한 번<br />
수십 마리씩<br />
새끼가 태어났다.<br />
감당하기<br />
어려웠다.<br />
어떤 녀석은<br />
밖으로 튀어나와<br />
죽기도 했다.<br />
아들은 구피에 빠졌다.<br />
어항을 새로 사고<br />
좋은 먹이와<br />
약도 구했다.<br />
우리 집에도<br />
새 어항을<br />
놓아 주었다.<br />
수초와 조약돌,<br />
조명까지<br />
갖추었다.<br />
넓은 어항속을<br />
헤엄치는 구피들을<br />
느긋하게 감상했다.<br />
퇴근 후,<br />
작은 즐거움이었다.<br />
몇 달 뒤<br />
이상한 일을<br />
발견했다.<br />
“왜 새끼를<br />
낳지 않을까?”<br />
아내에게 말했다.<br />
“잡아먹었나 봐요.”<br />
설마했으나, 사실이었다.<br />
배부른 암컷 둘에<br />
수컷 한 마리를 넣어<br />
따로 분리하여 두 곳을 <br />
만들었다.<br />
다음 날 아침,<br />
놀라운 광경을<br />
보았다.<br />
깨알 같은 새끼<br />
열네 마리가 보였다.<br />
그동안<br />
수많은 새끼를<br />
성어들이<br />
잡아먹은 셈이다.<br />
배부른 암컷을 계속 <br />
바꾸어 넣었다. <br />
그러자 <br />
계속 새끼를 낳았다.<br />
기쁨보다 걱정이 <br />
앞섰다.<br />
생명은 존귀하다.<br />
하지만,<br />
끝없이 늘어나는<br />
구피를<br />
어찌해야 할까?<br />
버릴 수도, <br />
키울 수도 없었다.<br />
다음날 아내가 불렀다.<br />
“저것 좀 봐요.”<br />
어항 한편에서<br />
치어 한 마리가<br />
지느러미를<br />
펄럭이고 있었다. <br />
그후 또 한 녀석을 <br />
발견했다.<br />
결국 몇 개월 동안 <br />
두 마리만<br />
살아남았다.<br />
직원 B에게<br />
물었다.<br />
“키워볼래?”<br />
처음에 망설이는 듯했으나 <br />
말했다.<br />
“네, 주세요.”<br />
또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br />
“희소식이예요.<br />
열다섯 마리<br />
또 낳았어요.”<br />
새 생명은 축복이지만, <br />
마냥 좋아할 수는 없었다.<br />
개미 떼처럼 많은 <br />
구피 새끼들이<br />
눈에 어른거린다.<br />
분양할 구피들을 <br />
패트병에 담았다.<br />
"너희들 잘 자라라."<br />
마지막 먹이를 <br />
넣어주었다.<br />
비록 미물이지만,<br />
 '오는 정은 몰라도, <br />
가는 정은 안다'는 <br />
우리 속담이 마음에 <br />
와닿는다.<br />
2026년 2월 22일<br />
God bless you!]]></description>
			<link>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159</link>
			<dc:creator>오형칠</dc:creator>
			<category><![CDATA[]]></category>
						<guid>http://www.holynetworknews.com/board/?r=home&amp;m=bbs&amp;bid=Column03&amp;uid=9159</guid>
			<dc:date>Wed, 25 Feb 2026 09:19:55 +0000</dc:date>
			<dc:subject></dc:subject>
		</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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